보내는 기사
"운이 좋았다"는 겸손한 신재환, 새로운 '도마의 신' 등극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경기 전에 전날 동메달을 딴 (여)서정이에게 ‘기를 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서정이가 ‘오빠 꼭 잘 해’라면서 주먹으로 하이파이브를 해주더라고요.”
신재환이 2일 일본 도쿄올림픽 남자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딴 뒤
시상식이 끝난 뒤 금메달을 목에 건 신재환(23·제천시청)은 어느 때보다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결선 경기를 앞두고 잔뜩 긴장했던 청년의 모습은 사라지고, 여유 넘치는 '도마의 신'이 대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한국 남자체조의 '언더독' 신재환이 극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9년 만의 '대관식'을 치렀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제패했던 양학선(29·수원시청)에 이어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 금메달의 쾌거다.
신재환은 2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체조 도마 결선에서 1·2차 시기 평균 14.783점을 기록하며 2위 데니스 아블라진(28·러시아올림픽위원회)과 동률을 이뤘으나, 스타트 난도 점수에서 아블라진(5.6점)에게 0.4점 앞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3위는 14.733점을 기록한 아르투르 다브티안(28·아르메니아)이었다.
신재환은 결선에 참가한 8명의 선수 중 6번째로 도마 앞에 섰다. 앞서 열린 예선에서 신재환은 1·2차 시기 평균 14.866점을 기록하며 전체 1위로 결선에 진출해 금메달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신재환은 이날 예선과 같이 난도 6.0점짜리 '요네쿠라(도마 옆으로 짚고 공중에서 3바퀴 반 비틀기)'와 5.6점짜리 '여2(공중에서 두 바퀴 반을 비틀어 내리는 기술)'를 완벽하게 선보였다. 신재환은 1차 시기에서 세 바퀴(1,080도)에 반 바퀴(180도)를 더한 1,260도의 요네쿠라 기술을 선보였으나 긴장한 듯 착지에서 흔들리며 14.733점을 받았다. 0.1점이 감점됐다. 하지만 2차 시기에서는 안정적으로 착지하며 14.833점을 기록, 1·2차 평균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신재환은 경기 직후 취재진과 만나 "도마 선수는 보통 손을 짚자마자 경기가 어떻게 판가름이 날지 감이 온다"며 "1차 시기 때 느낌이 안 좋아 무조건 서서 착지하자고만 생각했는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2차 시기 '여2'는 90% 완성한 것 같다"며 "우승이 확정된 직후에는 안도감과 허무감이 교차했다"고 기뻐했다.
올림픽 출전권 획득도 쉽지만은 않았다. 신재환은 2018~20년 도마 종목에서 국제체조연맹(FIG) 랭킹 1위를 뺏기지 않으며 도쿄행이 확정적이었다. 지난해 호주 멜버른, 아제르바이잔 바쿠 월드컵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올림픽이 1년가량 연기되고, FIG 측이 올림픽 개막 불과 한 달 전 카타르 도하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이 대회 성적이 사실상 도쿄행을 좌우하게 됐다. 당시 일본 와타나베 모리나리 FIG 회장의 자국 출신 선수를 밀어주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라는 지적도 있었다.
월드컵에서 신재환과 맞붙었던 건 요네쿠라 기술의 창시자이자 라이벌인 요네쿠라 히데노부(24·일본)였다. 히데노부는 이 대회에서 1위에 올랐고 신재환은 5위에 그치며 두 선수가 세계랭킹 포인트 동률(85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신재환은 동률일 경우 상위 3개 대회 점수 합산으로 순위를 결정한다는 규정에 따라 가까스로 세계랭킹 1위를 지키며 도쿄 무대를 밟았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