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체조 새 역사 쓴 여서정 “아빠를 이겨보고 싶다”

입력
2021.08.01 20:01

대한민국 체조 여서정이 1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도마 결승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도쿄=뉴스1


‘여서정 아버지’로 불리고 싶다던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여홍철(52) 경희대 교수의 꿈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 ‘여홍철 딸’ 여서정(19·수원시청)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하면서다. 올림픽 무대를 즐기라던 부친 말을 듣고 도쿄에 와서는 동메달까지 따낸 여서정은 “이제 아버지를 이겨보고 싶다”고 했다.

여서정은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도마 결선에서 1,2차시기 합계 14.733을 기록, 3위에 오르며 동메달을 따냈다. 금메달은 15.083점의 브라질의 레베카 안드라지(22)가 차지했고, 은메달은 14.916점의 미키알리 스키너(25·미국)가 가져갔다. 3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32년만의 여자체조 금메달을 따냈던 여서정은 이번 대회 동메달로 한국 여자 체조 역사상 첫 메달을 따냈고, 한국 스포츠 역사상 첫 ‘부녀(父女) 올림픽메달리스트’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경기를 마친 여서정은 활짝 웃으며 이정식 감독의 품에 안겼다. 시상식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여서정은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다”며 “걸맞은 보상 받은 느낌이라 기쁘다”고 했다. 경기 내용에 대해서도 대체로 만족했다. 그는 “1차 시기가 잘돼서 좋았지만, 그런데 2차시기 착지는 아차 싶었다”고 했다.

이정식 감독은 '여서정 기술을 해낸 것도 대단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여서정은 “나는 메달을 따고 싶었다”며 “경기 전 연습때는 긴장하고 있었지만, 기분이 좋아야 컨디션도 좋아지니 많이 웃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직전 순서인 미국 제이드 캐리(21)가 큰 실수를 한 데 대해선 “감독님이 신경 쓰지 말라고 하셨다”며 “관중 없는 올림픽이라 나도 덜 긴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최고 조력자는 역시 아버지 여홍철 교수다. 여서정은 “도쿄에 와 있는 내내 내가 자신 없어 할 때 장문의 카톡을 정말 많이 보내주셨다”며 “아빠로 인해 보는 시선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열심히 해서 아빠를 이겨보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가 이젠 ‘여서정의 아버지’로 불리고 싶다고 한 데 대해선 “(내가 아버지의)그늘에 가려져 있다고 생각하셨던 게 아닐까, 그래서 아빠가 여홍철 딸이 아닌 여서정의 아버지라고 불리고 싶다는 말을 한 것 같다”며 “이제 아빠(1996년 애틀랜타 도마 남자 은)를 이기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도쿄=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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