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현빈부터 김다미·최우식...'주연 중복 캐스팅'의 장단점

입력
2021.07.23 10:44
수정
2021.07.23 15:32

다시 만난 주역들에 드라마 팬들은 '환호'
비슷한 그림에 매력 반감 우려도

배우들의 중복 캐스팅. tvN, KBS2 제공

배우들의 중복 캐스팅. tvN, KBS2 제공

배우 손예진 현빈부터 고민시 이도현, 김다미 최우식, 임수향 성훈 등 전작에서 만났던 배우들의 만남이 다시 이뤄지고 있다. 앞서의 작품에서 다른 작품으로 호흡하기까지 길게는 수년, 짧게는 1년 차이를 둔다. 제작사들은 왜 과거 만났던 배우들을 다시 기용할까.

손예진과 현빈은 2018년 영화 '협상' 이후 이듬해인 2019년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다시 만났다. 드라마에서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된 두 사람이지만 그림은 익숙하게 느껴졌다. 이와 같이 플랫폼을 바꿔 다시 만난 배우들의 재회 소식이 꾸준히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에서 남매로 분했던 이도현과 고민시는 KBS2 드라마 '오월의 청춘'에서 연인으로 호흡했다. 방송 전까지는 전작인 넷플릭스 '스위트홈'의 남매 케미를 지울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두 배우 모두 전혀 다른 분위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고민시와 이도현 모두 전작을 넘는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으로 연기자의 가치를 입증했다.

영화 '마녀'로 충무로 흥행 보증 수표로 떠오른 김다미와 최우식도 멜로물로 다시 만난다. SBS 새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은 헤어진 연인이 고등학교 시절 촬영한 다큐멘터리의 역주행 인기로 강제 소환되면서 펼쳐지는 청춘 성장 로맨스다. 끝났어야 할 인연이 다시 얽히면서 겪는 후유증과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진솔하게 그려진다. 최우식과 김다미의 조우는 '마녀' 이후 3년 만이다. '마녀'에서 서로를 향한 증오를 내비쳤던 것과 달리, 인생에서 가장 푸르렀던 시간을 함께 보내고 헤어진 애증의 연인으로 변신해 한층 깊어진 연기 호흡을 선보인다. 이에 최우식은 출연 소감으로 "김다미와 재회해 더욱 재밌을 것 같다"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임수향과 성훈 역시 재회 여부를 고민 중이다. 두 사람은 리메이크 드라마 '제인 더 버진'의 남녀 주인공 역을 제안받아 검토 중이다. 임수향과 성훈은 2011년 방송된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 '신기생뎐'으로 데뷔해 함께 호흡한 바 있다. 이번에 두 사람의 출연이 성사된다면 '신기생뎐' 이후 무려 10년 만에 재회하게 된다.

주연배우 중복 캐스팅. 영화 '마녀' 스틸컷

주연배우 중복 캐스팅. 영화 '마녀' 스틸컷


주연 배우의 중복 캐스팅, 전작 인기 기대선 안 돼

그렇다면 많은 이들이 이미 알고 있는 그림이 다시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전작 드라마 팬 수용이 있다. 전작에서 좋은 호흡을 선보였던 두 배우들이 또 다른 작품에서 만나길 바라는 팬들의 수요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검증된 호흡과 케미 역시 놓치기 아까운 점이다. 전작의 성공 사례를 참고하며 차기작의 인기로 이어가려는 전략이다. 앞서 예시로 들었던 주연 배우들 모두 전작으로 흥행에 성공했거나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비슷한 그림이 자칫 작품의 매력 반감으로 이어질 가능성 역시 크다. 이를 감수하면서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젊은 세대 연기자의 가뭄이 주 요인이다. 연기력과 화제성을 동시에 겸비한 배우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계속 중복 캐스팅이 이뤄지는 까닭이다. 중복 캐스팅은 '반전'이 있어야 매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배우들은 전작에서의 모습을 지워야 한다는 숙제를 받지만 새로운 캐릭터와 이야기를 제대로 소화한다면 더 큰 성과를 이뤄낸다. 이에 배우들의 재회가 어떤 식으로 신선함을 줄지 지켜볼 일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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