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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을 두렵게 한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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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천국 반란군 지도부의 내분이 없었다면, 또 영국·프랑스 연합군이 청 조정을 돕지 않았다면, 20세기 중국 역사도 달라졌을지 모른다. 물론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적어도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저런 가정을 무거운 교훈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1999년 7월 20일, 장쩌민 주석 체제의 중국 공안당국이 파룬궁(法輪功) 간부급 수련자 수천 명을 일거에 체포, 구금하고 이틀 뒤 그 단체를 '미신과 허위정보로 혹세무민하고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단체'로 공표한 것도 그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기원전 진나라 농민 진승, 오광이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더냐”며 반란을 일으켜 패망의 결정적 타격을 입힌 이래, 한나라 왕망과 후한의 태평도·오두미도의 황건적이, 당나라 황소, 송나라 방납이, 원나라 백련교도(홍건적)와 청말기의 태평천국의 난까지, 중국은 반란으로 권력의 기둥이 허물어지는 역사를 거듭 겪어 왔다. 물론 반란이 망조의 원인인지 결과인지는 관점에 따라 해석이 엇갈리겠지만, 지배 권력으로선 대중의 결집, 특히 종교적 색채가 가미된 집단의 형성은 이념 불문, 그 자체로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이다. 장쩌민이 이 결정을 내리던 무렵 파룬궁 신도는 약 7,000만~8,000만 명으로 공산당원과 비등하거나 오히려 많았고, 당원 중에서도 수련자가 적지 않았다. 만일 그들이 정치 세력화해 정적을 지지할 경우 장쩌민은 실권할 수 있었고, 일당 체제마저 위협할 수 있었다.
파룬궁(공식명칭은 파룬다파·法輪大法)은 지린성 출신 수련인 리훙즈(李洪志)가 불교와 도교 기공수련법에 기초해 1992년 창시한 정신·신체 수련법으로, 우주 기본 원리라는 '진선인(眞善忍)'을 체득함으로써 번뇌를 극복하고 심신을 고양시킨다는 게 핵심 사상이다. 등록 절차도, 예배나 예배당도 없고 체계적 조직도 없지만, 수련을 통한 영적 구원과 업의 축적 등 종교적 색채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파룬궁에 대한 탄압, 박해는 다만 추정될 뿐이다. 하지만 규모는 실로 엄청나고 양상도 잔혹했(하)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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