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소외된 분들에게 따뜻한 빛 되겠다"... 대선 도전 공식화

입력
2021.07.12 19:30
6면
구독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삼우제를 마친 후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대전=뉴스1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삼우제를 마친 후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대전=뉴스1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12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모든 국민, 특히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살 수 있고, 소외되고 어렵고 힘든 분들에게도 따뜻한 빛이 비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 의지를 명확히 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정치'라는 큰 틀의 비전을 밝힌 것이다. 감사원장에서 물러난지 딱 2주 만이다.

최 전 원장은 “정치를 하게 될 사람인 저의 오늘 발언을 적절히 해석해주면 좋겠다”고 말해 이날 발언이 사실상의 대선 출마 선언으로 읽히는 것을 굳이 막지 않았다.

최 전 원장은 대전현충원에서 선친인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삼우제(장례 뒤 사흘째에 치르는 제사)를 지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가 대권 도전의 가장 큰 명분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 상황을 살펴볼 때, 우리 국민과 청년들이 보다 나은 미래를 희망하며 살 수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거두어 간 '빛과 희망'을 되돌려 놓기 위해 본인이 나섰다는 뜻이다. "부친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씀처럼 '대한민국을 밝히겠다'는 생각으로 정치에 뜻을 두고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도 했다.

최 전 원장이 '큰 뜻'을 밝히는 장소로 대전현충원을 고른 것에는 전통 보수층의 구심이 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최 전 원장은 대전현충원의 백선엽 장군 묘역과 천안함 피격 사건·연평도 포격 사건·제2 연평해전의 전사자 묘역을 둘러 봤다. 전사자 묘역에선 여섯 차례에 걸쳐 무릎을 꿇고 추모하기도 했다.

최 전 원장은 정치 현안에 대한 질문에 막힘 없이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선 “정치 경험이 없지만, 정치라는 것은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힘을 모아 공동 목표를 이뤄나가는 과정으로 알고 있다"며 입당 가능성을 한껏 열어놨다. 그는 이번 주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과 만날 것으로 알려진다.

최 전 원장의 대선 출마를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출정식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는 “정치 참여를 결심한 순간 상을 당해 아직 정비된 조직을 구성하지 못했다”며 “충분히 준비된 다음에 일정을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대선 캠프를 부지런히 꾸리고 있다. 3선 의원·국회 국방위원장 출신인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이 캠프 총괄인 상황실장을 맡는다. 김 전 의원은 “최 전 원장과 대화해 보니 시대 변화에 맞는 새로운 정치를 고민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했다.

김현빈 기자
박재연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