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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술병만 주고받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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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전쟁(Whisky War)이란 명칭이 붙은 사건으로는, 18세기 중엽 스코틀랜드의 밀주업자들과 당국이 피 흘리며 싸운 사건과 18세기 말 미국 펜실베이니아 농민들이 연방정부의 주세 인상에 반대해 일으킨 반란이 있다. 덴마크령 그린란드와 캐나다 최북단 엘스미어섬 사이 케네디해협 한가운데 있는 한스섬(Hans Island)을 두고 덴마크와 캐나다가 100년 넘게 이어온 영유권 분쟁도 있다.
19세기 말 영국이 캐나다에 넘긴 북극권 영토에 한스섬이 포함되지 않은 건 당시 준거로 삼은 16세기 지도에 그 섬이 없어서였다. 직경 약 1.6㎞에 면적 1.3㎢에 불과한, 자원도 풀도 없는 바윗돌같은 섬이었다. 1933년 그린란드가 국제연맹 상설 국제사법재판소에서 한스섬 영유권을 인정받으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2차대전 후 국제연맹이 해체되면서 영유권 판결은 무효가 됐다. 폭 35㎞ 해협 한가운데 떠 있는 한스섬은 두 국가 모두 국제법이 정한 12해리(약 22㎞) 영해에 드는 땅이었다. NATO 회원국이자 대소비에트 전선의 동맹국인 양국은 전함 등을 동원해 섬 주변을 경쟁적으로 순시하며 자존심 대결을 이어갔다.
첫 '무력' 도발은 1984년 캐나다군이 섬에 상륙, 국기를 꽂고 자국 위스키(Canadian Club Whisky)와 함께 "Welcome to Canada"란 표지판을 세우고 떠난 거였다. 그에 질세라 며칠 뒤 덴마크의 그린란드 총독이 섬에 올라 국기를 덴마크기로 교체하고 덴마크 진의 일종인 슈납스(Schnapps)와 "덴마크령 방문 환영" 표지판을 세웠다.
환영 인사와 함께 술병을 주고받던 양국의 영토 분쟁은 2005년 7월 13일 캐나다군의 이벤트를 끝으로 협상을 통한 외교적 해법 모색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타결 소식은 없다. 상대방이 두고 간 술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한 공식 기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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