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 참사' 후 점검한 철거 현장 3분의 1서 위반 적발

입력
2021.07.0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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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지자체와 합동점검 결과 발표
철거 현장 210곳 중 73곳 위반 적발

지난달 23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에서 붕괴된 건물 잔해가 치워져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9일 철거 공사 중 5층 건물이 무너져 지나가던 버스에 타고 있던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광주=뉴시스

지난달 23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에서 붕괴된 건물 잔해가 치워져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9일 철거 공사 중 5층 건물이 무너져 지나가던 버스에 타고 있던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광주=뉴시스

광주 철거현장 건물 붕괴 사고 이후 정부가 전국의 사고발생 위험성이 높은 건물 해체현장을 긴급점검한 결과 3분의 1이 넘는 곳에서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국토교통부는 2일 노형욱 장관 주재로 광주 붕괴사고 관련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6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합동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국토부는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기반으로 사고 발생 위험성이 높거나 사고발생 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해체공사 현장 210곳을 선정해 지난달 14일부터 30일까지 지자체와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합동점검 결과에 따르면 점검대상 현장 중 73곳에서 총 153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해체계획서 부실작성이 95건으로 가장 많았다. 보행자 혹은 통행차량에 대한 안전조치 사항이 미비하거나, 안전점검표 및 구조안전성 검토 자료가 계획서에 포함되지 않는 등 관련 서류가 미흡한 사례가 다수였다.

해체계획서대로 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31건이 적발됐다. 계획과 달리 상부에서 하부가 아닌, 하부에서 상부로 해체하는 등 순서를 준수하지 않거나 폐기물을 과다하게 적체하는 경우 등이었다.

해체감리자의 업무태만은 27건이었다. 해체계획서와 다른 해체순서 공법 사용, 건물 상층과 하층의 수직 보강부재(잭서포트) 설치 상태 불량, 감리일지 미작성 등 현장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적발한 현장 73곳 중 55개 현장에 대해 과태료 등 행정조치를 내리도록 지자체에 요청했다. 현장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해체감리자에 대해선 최대 1년의 자격 중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노형욱 장관은 "광주 사고와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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