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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이래 27초의 세월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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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자전축을 기준으로 한 바퀴 도는 시간이 하루다. 24시간, 1,440분, 8만6,400초. 인류가 만든 가장 정밀한 시계인 세슘원자시계를 기준으로 1972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합의한 시간의 약속, 즉 협정세계시(UTC)에 따르면 그렇다.
하지만 천체 운동은, 인간의 편의적 약속에 아랑곳 않고 빅뱅 이후 우주 불변의 물리법칙에 따라 이어져 왔다. 지구 자전의 시간은 태양을 기준으로 한 한 바퀴(태양시)와 밤하늘 별들을 기준으로 한 한 바퀴(항성시)가 다르다. 후자가 약 23시간 56분 4초로 태양시보다 짧다. 지구가 태양 궤도를 하루 약 1도씩 공전하고, 공전 거리만큼 더 돌아야 같은 밤하늘 아래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동에 걸리는 약 4분의 시간도 늘 한결같진 않다. 지구 공전 속도는 태양과 가까워지면 중력의 힘으로 더 빨라지고 멀어지면 느려진다. 이 복잡한 변수의 편차들을 감안해 최대한 천체의 시간과 근사한 시간을 찾아 합의한 게 UTC인 셈이다.
UTC 기준 하루와 실제 지구 자전에 의한 평균 태양시 사이에도 오차가 있다. 그리고 지구 자전 속도는 지구가 가스와 먼지로 엉겨 있던 작은 미행성(planetesimal)에서 우주의 바위들을 계속 끌어당겨 덩치를 지금 크기로 키우는 동안 점점 느려져 왔다. 팽이를 돌리는 채찍질처럼 자전방향으로 충돌하며 흡수된 바위들의 운동에너지를 다 흡수해 이제 안정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달의 중력도 영향을 미친다. 달은 지구 궤도를 공전하며 물방울 같은 지구와 밀고 당긴다. 그 마찰력이 지구 자전 속도를 늦춰 온 것이다.
그렇게 길어지는 하루의 시간 오차를 보전하는 게 윤초(閏秒, leap time)다. 1972년 6월 30일 밤 12시 59분 59초와 01시 정각 사이, 최초의 윤초가 적용됐다. 인류의 시간을 정하는 국제기구인 국제지구자전국(IERS)은 72년 이래 가장 최근인 2016년 12월 31일까지 모두 27차례 윤초를 적용했다. UTC 기준으로 27초의 '세월'을 번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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