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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수수료 인하 꼼수, 갑질 방지 입법 서둘러야

입력
2021.06.25 04:30
27면

국민의힘 소속 허은아(오른쪽), 박대출 의원 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이 24일 국회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 추천의 건 법안에 반대하며 집단 퇴장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 소속 허은아(오른쪽), 박대출 의원 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이 24일 국회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 추천의 건 법안에 반대하며 집단 퇴장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구글이 24일 웹툰과 음원, 전자책, 비디오 등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앱 결제 수수료를 15%로 정한 ‘구글플레이 미디어 경험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10월부터 결제 수수료로 30%를 부과하겠다던 당초 발표보단 한발 물러선 것이다. 그러나 구글의 자사 결제 시스템인 인앱결제 의무화는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특정 결제 수단을 강제하는 문제의 본질은 그대로 둔 채 수수료 인하란 꼼수로 반발을 무마해보려는 심산이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그동안 결제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럼에도 구글이 자사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건 플랫폼 기업의 독점적 지위를 악용한 횡포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콘텐츠 창작 생태계도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 창작자가 가져갈 몫은 줄어들고 소비자가 지불할 가격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웹소설산업협회와 만화가협회, 웹툰작가협회 등이 일제히 구글을 규탄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업계에선 이를 막을 제도적 장치를 일찌감치 요청해 왔다. 여야도 지난해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7건이나 발의했다. 그러나 이들 안건을 조정해 상임위 전체회의에 상정하는 절차는 그동안 여야 정쟁으로 미뤄졌다. 뒤늦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이날 개정안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했다. 야당이 방송장악을 이유로 법안소위를 미루면서 법안 통과가 불확실한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한국에서 연간 수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구글은 매출과 이익을 싱가포르 법인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국내에 납부하는 세금은 수십억 원에 불과하다. 국내 네트워크 트래픽의 4분의 1을 차지하면서도 정작 망 사용료는 내지 않는 것도 논란이다. 미국 앱공정성연대(CAF)조차 일각의 한미 통상 마찰 가능성을 일축하며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구글 인앱결제가 강제되는 10월 전 '구글갑질방지법'이 시행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입법에 속도를 내는 게 국회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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