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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가장 위대한 정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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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로랑 비네는 철학자 겸 기호학자 롤랑 바르트(1915~1980)의 죽음과 '언어(의 기능)'에 얽힌 비밀을 사실과 허구의 스릴러 기법으로 '언어의 7번째 기능'이란 소설을 썼다. 언어에는 로만 야콥슨이 분류한 통상의 6개 기능 외에 또 하나의 기능 즉 주술적-마법적 기능이 있고, 바르트가 교통사고로 숨지면서 7번째 기능과 관련된 그의 쪽지가 함께 사라졌다는 것, 바르트의 죽음은 사고사가 아니라 타살이라는 의혹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소설의 진짜 재미는 1960년대 전후 소비에트를 포함한 유럽과 미국의 내로라하는 (언어)철학자들과 정치인들이 실명으로 등장해 폭로(당)하는, 더러 명예훼손 소송을 걸 수도 있을 듯한 일화들이다.
불가리아 혁명가 게오르기 드미트로프(1882.6.18~1949.7.2)의 이야기도 잠깐 등장한다. KGB 의장이던 유리 안드로포프(1967~1982 재임)가 가상의 불가리아 정보책임자에게 "20세기 가장 위대한 정치가가 누구냐"고 묻자 불가리아인이 "물론 게오르기 드미트로프"라 답하는 대목. 바르트 사망 직후다. 2년 뒤 소비에트 서기장이 되는 안드로포프도 그 의견에 동조한다.
드미트로프는 인쇄노동자로 노동운동을 시작해 불가리아 노조연맹 의장을 지냈고, 코민테른의 반파시즘인민전선을 이념적·실천적으로 주도한 혁명가다. 권력을 쥔 나치가 1933년 독일공산당을 와해시키기 위해 조작(또는 이용)한 '독일 의사당 방화사건' 배후로 그 역시 체포돼 재판을 받았다. 피고석의 그는 원고 측 증인으로 나온 당시 프로이센 총리 겸 내무장관 괴링을 어린애처럼 꾸짖고 조롱하며, 진실과 이성으로 거짓과 광기를 폭로했다. 그는 무죄로 풀려났고, "독일에는 사람이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 (...그는) 불가리아인이다"라는 평을 들었다. 안드로포프의 증언이다.
전후 불가리아인민공화국 초대 서기장이 된 드미트로프는 스탈린과 협력하면서도, 유고슬라비아 티토와 함께 '발칸사회주의연맹'을 추진하며 자주외교 노선을 견지했고, 소련 방문 중 의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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