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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를 만드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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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제퍼슨과 함께 미국 독립선언문을 짓고 헌법의 뼈대를 세운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1706~1789)은 'more than life'의 전형적 인물이다.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를 중퇴한 그는 인쇄공에서 인쇄업자 겸 출판인으로 성공한 기업인이었고, 필라델피아 하원의원을 시작으로 건국의 주역이 된 정치인이었고, 독립전쟁 중 프랑스와 동맹을 맺고 원조를 얻어낸 외교관이었고, 피뢰침과 복초점 렌즈 등을 발명한 과학자로 영국왕립학회 회원까지 됐다. 'More than life'는 한 사람의 업적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여러 분야에서 활약한 이들의 삶을 표현하는 수식어다.
그가 1752년 6월 15일(10일이라는 설도 있다), 필라델피아의 천둥 치는 들판에 나가 열쇠를 매단 비단 연(kite)을 날리는 실험을 '최초'로 감행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번개를 쇠로 만든 열쇠로 유도해 그 에너지가 명주실을 타고 흐른다는 것(전기 유체 가설)을 입증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약 한 달 전 프랑스 과학자(Thomas-Francois Dalibard)가 유사 실험을 함으로써, 그의 '최초' 타이틀은 이제 박탈됐지만, 그가 번개의 에너지(전하)를 유도해 원시적 형태의 축전지인 '라이덴 병(Leyden Jar)'에 모으는 실험을 거의 최초로 감행한 건 사실이다. 그는 그 결과를 그해 10월 '펜실베이니아 가제트'에 소개했고, 그 성과로 피뢰침을 만들었다. 그와 당대인에게 번개는 하늘의 재앙이었다.
구름 속에서 물과 얼음 입자들이 마찰하면서 양과 음으로 분리된 전하(정전기)가 충돌해 땅으로 방전하는 현상이 낙뢰이고, 낙뢰의 빛 에너지가 번개이고, 번개로 발생한 엄청난 열이 주변 공기를 팽창시키면서 내는 충격음이 천둥이다.
오늘날의 번개는 미래 에너지원으로도 주목받는다. 비용, 소득 등 따질 일들이 적잖이 있겠지만, 통제된 환경에서 인공 번개를 만들어 그 에너지로 조명을 밝히고 전기차를 달리게 할 시대가 열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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