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잡히지 않는 코로나 확산세… 하노이 결국 '셧다운'

입력
2021.05.25 15:50
수정
2021.05.25 18:53

식음료 매장 등 비필수시설 모두 영업중지
외곽 통제 강화, "대중교통 운행 중단 검토"

22일 베트남 하노이의 한 초등학교에서 보건 요원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하노이=AFP 연합뉴스

22일 베트남 하노이의 한 초등학교에서 보건 요원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하노이=AFP 연합뉴스

베트남 북부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수도 하노이가 사실상 ‘셧다운(폐쇄)’에 들어간다. 식당 등 비필수 시설의 영업이 전면 중단되고 이동 통제도 강화된다.

25일 주베트남 한국대사관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하노이시 인민위원회는 긴급 지시문 11호를 통해 이날 낮 12시부터 식당, 카페 등 식음료 업소와 대중서비스 업종의 영업을 전면 정지했다. 식음료 배달 서비스는 허용되나, 공원ㆍ공공장소에서의 모임 및 체육 활동은 금지된다. 지난달 30일 술집과 가라오케(일본식 유흥주점), 마사지업소 등의 영업을 중단한 데 이어 사실상 일반 시민의 외부활동을 모두 차단한 셈이다.

하노이 보건당국은 또 시 인근에 위치한 박장ㆍ박닌성(省) 등을 오가는 차량ㆍ인원에 대한 의료 신고를 의무화했다.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과 다수의 한국 협력업체들이 위치한 두 성은 전날 오후 기준 각각 980명, 474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재확산 피해가 가장 심한 지역이다. 북부 타이응우옌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한 한국 기업인은 “박장과 박닌성에서 공급되는 원자재가 도착하지 않아 생산 일정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라며 “직원 대부분이 하노이에서 출ㆍ퇴근하는 상황이라 기업 활동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하노이의 방역 수위는 앞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23일 총선이 끝나 그동안 미뤄왔던 대규모 봉쇄와 격리를 시행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졌다. 실제 시 보건당국은 이날 확진자가 다수 나온 도심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 전체 거주민을 상대로 코로나19 전수 조사에 들어갔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실시된 대중교통 운행 중단과 출ㆍ퇴근 억제 방안도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7만여명으로 추산되는 하노이 교민들의 불안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전날 한인 밀집지역인 아파트 단지 두 곳은 현지인이 1차 양성 판정자가 나와 부분 봉쇄되기도 했다. 베트남은 지난달 27일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전날 기준 2,253명의 신규 감염이 발생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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