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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중립' 흔들며 공수처 때리는 여권의 자가당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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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을 1호 사건으로 선택한 데 대해 여권의 반발 목소리가 도를 넘고 있다.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공수처 설립을 밀어붙였던 여권이 공수처 수사에 불만을 쏟아내는 모습은 '누워서 침 뱉기'로 볼썽사납기 그지없다.
공수처가 지난 10일 첫 사건으로 조 교육감 의혹을 수사한다고 밝힌 후 여권 내에서 “황당하다” "어이없다"는 반응이 이어지더니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등 대선주자들까지 공수처 때리기에 가세했다. 공수처가 대형 권력형 비리나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등을 수사하지 않고 엉뚱한 사건에 칼을 빼들었다는 불만이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황제 조사’ 논란 등으로 야권으로부터 ‘정권 방탄처’라는 비판을 받았던 공수처가 이젠 여권으로부터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사건은 감사원이 이미 조사해 경찰에 고발한 사안이어서 공수처가 비교적 편한 선택을 한 측면이 없지 않다. 공수처로선 수사력이 미흡한 현실을 감안했을 수 있지만, 상징성이 크고 관심이 집중된 1호 사건으로 삼기엔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여권 인사들이 일제히 공수처를 겨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마치 친정부 성향 인사 수사에 대한 반발과 함께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압력 행사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설립이 추진될 때부터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 방안을 두고 논란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말 공수처법 개정안이 여당 단독으로 통과됐을 때도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했던 게 정치적 중립이었고, 이는 공수처의 안정적 정착을 좌우하는 핵심 열쇠다. 하지만 여권의 행태를 보면 공수처가 앞으로 어떤 사건을 수사할 때마다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여권이 검찰개혁의 상징이라던 공수처의 설립 기반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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