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정인이' 양부, 1회 아닌 3회 폭행...경찰 구속영장 신청

입력
2021.05.10 12:09
수정
2021.05.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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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없는 A양 안쓰러워 입양해 놓고 학대
주먹과 손바닥, 구두주걱으로 무차별 폭행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경기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서 한 시민이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양을 추모하며 해바라기를 놓고 있다. 연합뉴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경기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서 한 시민이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양을 추모하며 해바라기를 놓고 있다. 연합뉴스

입양한 2세 딸을 학대, 의식불명에 빠트린 양부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양부는 아이가 말을 듣지 않고 운다는 이유로 세 차례에 걸쳐 주먹과 구두주걱 등으로 아이를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아동학대 특별수사팀은 이날 오전 입양한 딸 A양을 학대해 중상해를 가한 30대 양부 B씨에 대해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경기 화성시 자신의 집에서 A양이 말을 듣지 않고 운다는 이유로 손바닥과 주먹, 나무재질의 구두주걱 등으로 얼굴과 머리 등 신체 부위를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B씨는 1회에 4~5차례씩 모두 3회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당초 경찰에서 "아이의 뺨을 한 대 때렸다"고 진술했었다.

경찰은 그 이전부터 폭행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추가 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또 학대 행위가 주거지 내에서 일어난 만큼 B씨의 부인 C씨에 대해서도 학대에 가담했는지, 아니면 모른 체(방임)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부부의 친자녀들에 대한 학대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B씨 부부는 A양이 안쓰러워 입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던 이들은 2019년 모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A양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이후 부부가 합의해 A양을 입양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8월 법원으로부터 입양 허가를 받아 아이를 보육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B씨는 지난 8일 오후 6시쯤 A양을 폭행한 후 아이가 의식을 잃은 채 누워 있는 것을 보고 집 근처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A양을 진료한 의사는 온몸에 멍 자국이 있고, 뇌출혈 증상을 보여 경찰에 학대 신고하고, 인천의 대형병원으로 이송했다. A양은 곧바로 수술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경찰은 B씨를 면담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뺨을 한 대 때렸다"는 진술을 확보, 9일 0시 6분쯤 긴급체포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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