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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판문점선언 3년, 한미정상이 돌파구 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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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이 2018년 4월27일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판문점선언을 발표한 게 오늘로 3년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발표한 선언문은, 한반도에서 시작된 역사적 전환을 보여준 뜻깊은 장면으로 기억된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첫발은 극적이었지만 지금의 남북, 북미관계는 그간 만남과 선언이 무색하리만큼 냉랭하다. 3주년을 기념하는 정부 행사마저 열리지 않고, 민간 행사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참석하는 건 그때의 감격이 난감함으로 바뀌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반도 정세는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보복조치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실종 공무원 총격 사건으로 남북관계는 사실상 원점으로 회귀했다. 정부는 이런 북한을 설득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시키려 하나, 당장 성과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19와 올림픽이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북한은 문 대통령에게 ‘미국산 앵무새’라는 도를 넘어선 말까지 쓰며 경색을 풀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국면 전환의 기대가 아예 닫혀버린 건 아니다.
바이든 미 정부는 대북 정책의 전환을 추진하면서 비핵화를 전제로 한 외교적 접근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북한도 ‘선대선 강대강’ 원칙을 천명하며 자제된 도발로 대화 여지를 없애지 않고 있다. 지금으로선 다음 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이런 기대를 살려나갈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기회를 잡으려면 정부는 트럼프식 대북 접근에 거부감을 표해온 바이든 정부를 어떻게 설득할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재차 밝혔듯이,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 성과의 토대 위에서 북미관계를 진전시키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출범 100일이 지나도록 문 대통령의 방안에 침묵하고 있다. 충분한 조율을 거친다면 한미는 서로 신뢰할 대북 로드맵 마련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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