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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굶겨봐" "귀찮은 X"… 정인이 양부, 학대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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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정인이 사건(생후 16개월 입양아 학대사망 사건)' 재판에서 피고인인 양부모의 휴대폰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대화에는 입양 후 정인이를 귀찮아하거나 식사를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 등 일상적으로 학대한 정황이 담겼다. 양부모 측은 육아일기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이상주) 심리로 14일 오후 열린 양모 장모(34·구속)씨의 살인 및 아동학대치사, 양부 안모(36·불구속)씨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들의 휴대폰 디지털포렌식 결과를 공개했다.
우선 검찰이 발췌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지난해 3월쯤 장씨가 '오늘 온종일 신경질. 사과 하나 줬어. 폭력은 안 썼다'라고 하자 안씨는 '짜증이 느는 것 같아'라고 답했다. 장씨가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안아주면 안 운다'고 보내자 안씨는 '귀찮은 X'이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지금도 안 처먹네'라는 장씨의 문자에 안씨는 '온종일 굶겨보라'고 학대를 종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장씨가 육아 스트레스를 호소하자 안씨는 '내가 서포트(도움)가 안 돼서 그렇지'라고 위로했다. 이에 장씨가 '이러다 벌 받을까 무서워'라고 하자 안씨는 '같이 고민해보자, 나 때문에 얼마나 고생이 심해'라고 말했다. 정인이가 콧물을 흘리는 상황을 두고 장씨가 '얜 기침도 장난 같아 그냥 두려고, 나는 머리 아파서 약 먹으려고'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안씨는 '약 안 먹고 키우면 좋지, 자기는 먹고 자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사망 당일인 지난해 10월 13일에는 장씨가 '병원에 데려가 형식적으로'라고 하자 안씨는 '그게 좋을 것 같다, 번거롭겠지만'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정인이 양언니의 면담 내용도 공개했다. 양언니는 '엄마랑 아빠가 몸이나 마음을 아프게 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때린 적 있다, 동생도 때렸다" "샤워할 때 목에 상처가 있는 걸 봤는데 엄마가 꽉 주물러서 난 상처다" "(정인이가) 잘못했을 때 발을 '때찌때찌'했는데 '사랑해서 때리는 것'이라고 했다" 등의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정인이 사망 이튿날에도 친딸을 데리고 지인 가족과 함께 놀이터에서 놀거나, 이웃과 어묵 공동구매를 논의하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지인에게 '부검 때문에 문제없게 기도 부탁드린다'거나, 정인이의 사망 사실을 아는 지인에게는 '하나님이 천사 하나가 더 필요하셨나 보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자신이 가입해 활동하던 맘카페에는 '둘째가 얼른 커서 수준에 맞게 놀아주면 좋겠다' '(정인이에게) 정이 안 가 힘들다, 제가 더 노력해야겠죠'라는 글을 남겼다.
검찰은 이웃주민, 지인, 의사 등의 진술도 제시했다. 정인이 사망 당일 진료를 맡은 이대목동병원 의사에 따르면 정인이가 심정지 상태가 되자 안씨는 무릎을 꿇은 채 아이를 붙잡고 울었으며, 장씨는 쪼그려 앉은 채로 "내가 죽일 년이야, 내가 미안해"라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심폐소생술에 참여했다가 이를 목격한 전공의들은 "'엄마가 아동학대 사실을 인정하는구나'라고 판단했다"고 진술했다.
양부모 변호인은 장씨의 육아일기를 제시하며 "피고인이 정인이에게 애정을 갖고 있었다"고 맞섰다. 일기 공개분에는 '1월 13일 둘째가 너무 예쁘게 웃어줘서 감사하다' '3월 6일 이유식을 잘 먹어 감사하다' '9월 9일 예쁜 두 딸이 사랑스러워 감사하다' '10월 5일 아이에게는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는 나를 칭찬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변호인은 정인이 피부가 검었던 것은 건강상 문제가 아니라 휴가 중 선탠을 한 영향이라고 주장하며 휴가 당시 촬영한 사진을 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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