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 패배 원인과 쇄신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시작됐다. 2030, 초선 의원들이 9일 반성 입장을 낸 후 강성 당원들이 ‘초선 5적’ ‘내부 총질’ 등 비난을 쏟아내자 일부 의원들은 뒷걸음질치는 모습이다. 친문과 비문 간 책임론과 권력 다툼 양상도 보인다. 민주당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다 고립을 자초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치열한 논쟁을 거쳐 외면했던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 누구를 위한 당이 될 것인지를 천명해야 한다.
2030 의원들, 김해영 전 의원, 조응천 의원 등이 밝힌 반성의 주요 지점은 조국 사태, 검찰개혁 독주, 원칙을 어긴 후보 공천 등이다. 길게 봤을 때 중도층에 이어 핵심 지지층인 2030 여성까지 떠나게 만든 원인이지만 당내에선 쉬쉬했다. 왜 공론화되지 않았는지는 지금 쏟아지는 비난을 보면 자명하다. 민주당에선 강성 지지층 눈치를 보느라 입을 다물고, 이견이나 토론 없이 일방 독주하고, 갈수록 강성 지지층만 남는 악순환이 계속돼 왔다.
지금도 이 패턴의 반복에 유의해야 한다. 정청래 의원은 “개혁은 중단 없이 가야 할 길”이라며 “우리 정체성을 부정하면 지지층을 잃는다”고 9일 페이스북에 썼다. 11일 두 번째 성명서를 낸 2030 의원들은 “친문 비문을 나누어 책임을 묻지 말아 달라”며 “젊은 언론인들과 소통”을 첫 번째 실천 과제로 꼽았다. 분열하지 말자는 뜻이지만 언론의 문제로 얼버무리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선거 패배의 책임이 친문에만 있지 않지만 다시 친문 지도부가 구성될 때 당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민주당 비대위는 이날 논란이 됐던 최고위원 선출을 전당대회에서 하기로 했다. 5월 2일 전당대회, 앞서 16일 원내대표 선출에 민주당의 미래가 달려있다. 도종환 비대위원장, 뒤이을 새 지도부는 당내 이견을 분출하게 해야 한다. 조국 사태와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도 피하지 말고 정리해야 한다. 분열이 두려워 뭉개고 넘어가서는 민주당에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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