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운하 폐쇄 닷새 째... 美 해군도 사고 처리 뛰어든다

입력
2021.03.27 12:07
수정
2021.03.2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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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주둔 미 해군 준설작업 전문가들
27일 사고현장 도착해 상황 살필 예정
이집트 당국 복구작업에 지원 손길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가 26일 수에즈 운하를 나흘째 가로막고 있다. 수에즈운하=로이터 연합뉴스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가 26일 수에즈 운하를 나흘째 가로막고 있다. 수에즈운하=로이터 연합뉴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해로 수에즈운하 폐쇄 복구 작업에 미국 해군도 뛰어든다. 운하 중간에 좌초한 선박을 다시 물에 띄우기 위한 준설 및 예인 작업 지원에 나선다. 미국 정부가 먼저 제의했고 이집트 정부가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주둔 미 해군 준설작업 전문가들이 이르면 27일(현지시간) 수에즈운하에 좌초한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 사고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미국 CNN방송이 26일 보도했다. 미 해군 관계자들은 현장을 살펴본 뒤 이집트 당국의 복구작업을 어떻게 지원할지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 파견은 카이로 주재 미국대사관의 제안에 이집트 정부가 동의해 이뤄졌다.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수에즈 운하 선박 좌초와 관련해 “에너지시장에 대한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이집트 당국에 도움을 제안했으며 어떻게 최선의 방식으로 도울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고 CNN이 전했다.

물류 대동맥인 수에즈운하가 막히면서 이집트 당국은 에버기븐호 준설 및 예인 작업에 박차를 가해 왔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좌초한 배를 운하에서 빼내기 위한 준설과 예인 작업은 26일까지 나흘째 계속됐지만, 뱃머리가 제방에 박힌 거대한 선박을 물에 띄우는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선체 부양 작업을 지휘하는 버나드 슐테 선박 관리(BSM) 측은 26일 오후(현지시간)까지 작업을 진행했으나 선체를 물에 띄우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BSM과 구난 업체 스미트샐비지(Smit Salvage) 측은 오는 28일 예인선 2대를 현장에 추가로 투입해 선체 부양 작업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이날까지 총 1만7,000㎥의 모래와 진흙을 퍼내, 총 2만㎥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준설작업량의 87%를 마쳤다고 밝혔다. 작업은 26일 오후 늦게 중단됐으며 27일 재개될 예정이다. SCA는 준설량이 애초 목표치에 도달하는 즉시, 예인선을 동원해 배가 움직일 수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에버기븐호는 지난 23일 오전 수에즈운하 중간에서 좌초했다. 그러나 길이 400m, 폭 59m, 총톤수 22만톤에 달하는 거대한 배를 움직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배에는 컨테이너 2만여개가 실려 있어 준설과 예인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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