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수 "대검 회의 결과, 종료 10분만에 보도... 참으로 민망"

입력
2021.03.20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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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자신의 SNS에 소회 밝혀

19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에서 위증이 있었다는 의혹을 다시 들여다보기 위한 대검 부장 및 전국 고검장 회의가 열리고 있는 서울 대검찰청에 불이 켜져 있다. 뉴시스

19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에서 위증이 있었다는 의혹을 다시 들여다보기 위한 대검 부장 및 전국 고검장 회의가 열리고 있는 서울 대검찰청에 불이 켜져 있다. 뉴시스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 재심의를 위해 열린 대검 부장·전국 고검장 회의 결과가 언론에 상세히 보도된 데 대해 "참으로 민망하고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부장은 20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참석자 모두 회의결과를 외부에 누출하지 않기로 보안각서를 쓰자는 말까지 들은지라, 감찰팀에게도 결과를 말하지 못하고 그저 수고했다고만 하고 퇴근했다"면서 "회의 종료 10분 만에 비공개 회의라는 규정이 무색하게 회의 내용과 결과가 소상히 특정 언론에 단독 형식으로 보도가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감찰부장으로서, 고검장 등 고위검찰공무원회의에서 법과 규정이 준수되지 않는 상황을 목도하고 보니, 성실하게 윤리 규정을 지키고 있는 일선 검찰공무원과 국민들께 검찰 직무의 바탕이 공정과 정의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지 참으로 민망하고 안타깝다"고 썼다.

한 부장은 또 "B검사의 출석 사실까지 보도됐는데, (사실이라면) 공무원의 경우 방어권을 어디까지 보장받아야 하는지, 권한과 책임은 함께 가는 것은 아닌지, 국민의 권리 이상을 받아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철옹성 앞에 선 듯한 답답함으로 잠이 들었다가 이른 아침 산에 오르는 데 봄비가 내린다"며 "어떠한 폭력 앞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진심은 차별없이 지켜져야 한다는 헌법정신을 가슴에 새긴다"고 밝히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 부장의 글은 그동안 본인이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과 함께 주도해온 한명숙 전 총리 사건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의혹 기소 시도가 전날 확대회의에서 제동이 걸리자 소회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열린 대검 부장·고검장 회의에서는 참석자 14명 중 절반이 넘는 10명이 '불기소' 의견을 냈으며, 기권은 2명, '기소' 의견을 낸 참석자는 2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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