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 못 구해'… 한겨울 눈바닥에 누워 있던 새끼 고양이

입력
2021.03.21 14:00
구독

[가족이 되어주세요] <281> 4개월령 코리안쇼트헤어 신디


평생 집사를 기다리고 있는 삼색 고양이 신디. 유기동물행복찾는사람들 제공

평생 집사를 기다리고 있는 삼색 고양이 신디. 유기동물행복찾는사람들 제공


겨울은 동네고양이에게 시련의 계절입니다. 강추위로 고양이가 먹을 만한 것들이 얼어붙고요, 가장 중요한 물도 마시기 어려워집니다. 이 와중에 눈이라도 내리면 먹을거리가 눈 속에 파묻히기 때문에 더욱 힘들어지는데요. 특히 추위에 취약한 새끼 고양이의 경우 겨울 나기는 더욱 힘듭니다.

지난겨울 유독 눈이 많이 내렸는데요.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의 한 주민은 골목길에서 눈으로 젖은 바닥에 힘없이 누워 있던 작은 생명을 발견했습니다. 태어난 지 1개월 정도 되어 보이는 새끼 고양이였는데요, 사람이 지나가도 도망갈 힘조차 없이 길 위에 있었다고 합니다.

신디는 장난기가 많고 사람을 좋아한다. 유행사 제공

신디는 장난기가 많고 사람을 좋아한다. 유행사 제공


주민은 우선 집으로 데려와 고양이를 돌봤는데요, 구청에 구조 요청을 하지 않은 속사정이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고시인 '동물보호센터 운영 지침'에 따르면 보호센터에는 다치거나 어미로부터 분리되어 스스로 살아갈 수 없는 3개월령 이하의 새끼 고양이만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고양이 역시 구조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보호소에서 새끼 고양이를 돌볼 인력이 없다는 거죠. 보호소에 들어오는 고양이 10마리 중 6마리는 보호소 내에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주민은 고양이가 기력을 회복한 이후 방사하려고 했지만 사람을 너무 잘 따랐다고 합니다. 서울 용산구 유기동물자원봉사단체 유기동물행복찾는사람들(유행사) 운영진 김민정씨는 "주민이 고양이를 기를 수 없는 형편이라 유행사에 도움을 요청했다"며 "이미 사람을 너무나 잘 따르는 고양이라 방사하면 오히려 위험해질 것으로 판단해 우리가 구조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시 보호 가정에서 밥을 먹고 있는 신디. 유행사 제공

임시 보호 가정에서 밥을 먹고 있는 신디. 유행사 제공


이제 4개월령인 고양이(암컷)는 임시 보호 가정에서 살면서 신디라는 이름도 얻었습니다. 사람 품에 잘 안겨 있고 사람의 손길을 너무 좋아하는데요. 발랄한 '캣초딩'(활발하고 장난기 많은 아기 고양이를 일컫는 말)답게 성묘용 밥을 뺏어 먹으려 하거나 최고 속력으로 공간을 누비며 뛰어다니는 행동인 '우다다'를 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고양이뿐 아니라 개 언니, 오빠들과도 놀고 싶어해 개들이 귀찮아 할 정도입니다.

주민이 신디를 발견하고도 그냥 지나쳤다면 신디는 올겨울을 나지 못했을지 모릅니다. 천진난만한 신디가 평생 묘생을 함께할 '고양이 집사'를 기다립니다.

신디는 개, 고양이들과도 잘 지내는 활발한 성격이다. 유행사 제공

신디는 개, 고양이들과도 잘 지내는 활발한 성격이다. 유행사 제공


▶입양문의: 유행사

https://www.instagram.com/yuhengsa_official/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