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의혹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우리 사회의 공정과 신뢰를 바닥에서 무너뜨리는 용납할 수 없는 비리 행위”라고 말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공직 부패를 뿌리 뽑는 계기로 삼겠다”며 원내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이해충돌방지법, 공직자윤리법, 부패방지법 개정안 등 투기와 부패를 근절할 수 있는 입법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직사회의 부당한 사익 추구와 이해충돌이 지적되고 있는 만큼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다른 법규들도 보완해야 한다.
LH 투기 의혹이 국회의원은 없겠느냐는 의심으로 번지고 있다. 당장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 가족이 신도시 개발 지역 인근 땅을 매입한 데 대한 비난이 일었다. 개발 정보를 알고 매입했는지는 따져볼 일이지만 국회의원도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없지 않다. 그간 박덕흠 의원을 비롯해 국회의원들이 자기 이익에 따라 입법에 관여하거나 피감 기관을 압박한 일로 비판받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도 2015년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제정 당시 빠진 이해충돌방지법이 지금껏 방치되다가 지난해 12월에야 발의된 상태다.
기존 법규도 손볼 필요가 있다. LH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후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익명게시판에 글을 올려 ‘차명인데 어떻게 찾을 거냐.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다니련다’라고 비아냥거린 일은 공직자 윤리의식 실종과 법제도의 미비함을 동시에 드러낸다. 부동산 투자가 국민 다수의 목표가 되다시피 하면서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의 문제를 공직자 스스로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제도적으로 이를 막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투기에 대해 1년 이상 징역·투기 이익의 3∼5배를 벌금으로 부과하는 내용의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이와 같은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