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안철수, 단일화 신경전… "서두를 것 없다" vs "절박감 부족"

입력
2021.03.09 12:30
수정
2021.03.09 12:55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9일 국회 소통관에서 안철수·오세훈 단일화 실무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9일 국회 소통관에서 안철수·오세훈 단일화 실무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에 나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초반부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양측은 8일 단일화 실무 논의에 임할 협상단 명단을 교환했지만, 협상 개시 시점에 있어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 단일화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이태규 사무총장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등록일(18~19일)을 감안하면,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다"며 "오늘 중으로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국민의힘에 촉구했다. 전날 실무협상단 구성을 완료한 국민의힘에 "9일 만나서 실무 논의를 시작하자"고 요청했으나 이에 대한 답을 듣지 못하자 공개적으로 협상 개시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이 사무총장은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야권 지지층이 (단일화를) 기대하고 빨리하라고 하는데, 시간을 질질 끄는 건 야당의 고질병"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서도 "야권이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절박감이 부족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권이 엉망이기에 (국민들이) 야권 단일화에 관심을 갖는 것인데, 하는 짓거리가 여당이 하는 거랑 다를 바 없으면 어찌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무총장은 "국민의힘이 조직력이 있다고 얘기하는데, 그 조직이 셌으면 나경원 전 의원이 떨어졌겠느냐"고도 했다. 그는 "오세훈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것 자체가 국민의힘 조직이 형편없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라며 "당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압도적으로 이길 거라고 봤는데, 그게 (당의 조직이) 작동됐으면 나 전 의원이 이기는 것인데, 지금 본인들이 큰 착각에 빠져 있다"고 했다.

오세훈(왼쪽)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8일 국회에서 김종인(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오세훈(왼쪽)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8일 국회에서 김종인(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반면 국민의힘은 신중한 입장이다. 전날 정양석 사무총장, 성일종 의원, 권택기 전 의원 3인 체제로 협상단 구성을 마친 만큼, 일단 내부적인 전략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성일종 의원은 통화에서 "단일화라는 게 뚝딱뚝딱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너무 서두를 것도 없고 너무 천천히 할 것도 없다"고 했다. 성 의원은 "일단 당내 회의를 하고 나서 실무 논의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오 후보든, 안 대표든 새로 등장하신 분이 아니고 이미 국민들이 잘 알고 계신 분이지 않느냐"며 "단일화를 이뤄내는 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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