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안철수 주중 회동... 단일화 시점엔 미묘한 입장차

입력
2021.03.0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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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스탠바이 상태" VS 吳 "충분히 시간 가질 것"

오세훈(왼쪽)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연합뉴스

오세훈(왼쪽)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국면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시점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안 후보는 "지금 당장 만나 협상을 시작하자"며 연일 재촉하고 있지만 오 후보는 "급하게 서두를 것 없다"며 느긋한 태도를 보이면서다.

7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에 따르면 양측은 주중 상견례를 갖기로 합의했다. 지난 4일 국민의힘 경선 결과 발표 직후 안 후보가 오 후보에 전화를 걸어 1분 남짓 통화한 이후 첫 회동이다. 당시 안 후보 측이 회동에 대한 언급을 하자 오 후보 측은 "추후 다시 연락드리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 측은 이미 협상에 나설 실무진을 꾸려놓고 협상을 조속히 시작하자고 오 후보 측에 재촉해 왔다. 현재 여야를 통틀어 지지율이 가장 높은 상황에서 서둘러 단일화를 마무리를 짓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안 후보는 7일 송파구 신천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가급적이면 빨리 만나서 실무선에서 협의를 시작해야 야권 지지자분들도 지치거나 실망하지 않고 더 힘을 결집할 수 있다"며 "저희들은 모든 준비가 갖춰지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니 하루 빨리 협의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도 본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이미 스탠바이 상태"라고 말했다.

오 후보 측은 조급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8일 당 선거대책위를 꾸리고 난 뒤 구체적 협상 전략과 일정을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오 후보는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도 "구체적인 단일화 룰을 논의하기 보다는 일단 인간적인 신뢰가 생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굳이 안 대표의 시간표대로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 상승 현상)를 충분히 누린 뒤 단일화 협상에 나선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오 후보는 이제 기세가 오르고 있고 안 후보는 기세가 꺾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책과 비전을 시민들에게 밝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수록 오 후보가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시한을 두고도 미묘한 차이가 감지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기간인 18, 19일까지라는 공감대는 있지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투표용지 인쇄일(29~31일) 전까지만 해도 된다"고 말했다.

박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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