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건' 양모 태운 호송차 등장에 오열…시민들 분노 여전

3일 '정인이 사건' 3차 공판
법원 앞 시민 40여명 집회
심리분석관 등 증인 신문 예정

16개월 여아 '정인이'의 입양부모 5차 공판이 열리는 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입양모 장모씨가 탄 호송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사건 발생 5개월여가 지났지만 시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 심리로 '정인이 사건(16개월 입양아 학대사망 사건)' 양부모의 3차 공판이 열린 3일 오전. 법원 앞에는 40명 이상의 시민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재판은 오전 10시부터 시작이었지만 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 등 시민들은 2시간 전부터 청사 정문 앞에 속속 집결, ‘악마를 보았다’ ‘우리가 정인이 엄마, 아빠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양모 장모(34)씨를 태운 법무부 호송차량이 법원으로 진입하자 "사형하라" "정인이 살려내라" 등을 외치는 시민들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사형" "죽어라" 등 구호를 외치며 오열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양부 안모(36)씨는 1, 2차 공판과 달리 신변보호 요청 없이 일찌감치 법정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3차 공판이 열린 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앞에 정인이를 추모하는 화환이 놓여져 있다. 뉴스1

충남 온양에서 온 김미용(55)씨는 "너무 슬픈 사건이라 지인들과 함께 2차 공판에 이어 오늘도 집회에 참석했다"며 "어른으로서 할 도리를 못 지켰으니, 중형이 내려져야 한다"고 분노했다. 경기 화성에 거주하는 황재국(69)씨는 "안씨가 반성문을 제출했다고 하는데 더 화가 난다"며 "판사님이 웃고 있는 이 두 살짜리 아기(정인이) 얼굴을 한 번 보고 법정에 들어가 정확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혜영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서울지부 부팀장은 "밥을 먹다 흘려도, 바지에 쉬를 혼내도 이런 행동이 아동학대라는 인지가 없다"며 "가해자 처벌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부모의 인식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는 양부모의 이웃 주민과 정인이를 방치했다고 진술한 장씨의 지인, 장씨를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진행한 심리분석관이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했다. 특히 심리분석관은 장씨의 미필적 고의 살인을 입증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차 공판에서 장씨에게 적용했던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변경했다. 지난달 열린 2차 공판에는 정인이가 다녔던 어린이집의 원장과 교사, 입양기관의 사회복지사가 출석해 지속적인 학대 정황을 증언한 바 있다.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3차 공판이 열린 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앞에 양부모의 사형을 촉구하는 손팻말이 놓여져 있다. 뉴스1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