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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축소 기업 늘어나는데, 일자리 유지도 지원을

입력
2021.02.16 04:30
27면
코로나와 기업 규제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고용 축소나 인력 구조조정을 검토중인 기업들이 늘고 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21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581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98만2000명 감소했다. 10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코로나와 기업 규제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고용 축소나 인력 구조조정을 검토중인 기업들이 늘고 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21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581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98만2000명 감소했다. 10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기업 10곳 중 4곳이 국내 고용 축소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벤처기업협회가 지난달 총 23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인 인식 조사’ 결과다. 한 구인구직 플랫폼이 575개 기업에 물은 ‘2021년 경영 전망’에서도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을 위기 대비 전략으로 꼽은 곳이 34%(복수응답)나 됐다.

이런 결과와 전망은 이미 1월 취업자 수 감소 폭이 100만명에 육박하고 실업자 수도 150만명을 훌쩍 넘은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안 좋다는 현 고용 상황이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란 얘기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최악은 아직 시작도 안한 셈이다.

기업들의 고용 축소나 인력 구조조정 검토는 코로나19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장 큰 이유다. 실제로 경영 전망 응답 기업 10곳 중 6곳은 ‘코로나19 재확산’을 최대 악재로 지목했다.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답변도 절반을 넘었다. 게다가 기업 규제 강화와 정치권의 반기업 정서도 무시할 수 없다. ‘공정경제 3법 등 최근 강화된 규제가 경영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 기업인 86%가 국내 고용이나 투자를 줄이고, 해외로 이전할 수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 닥칠 일자리 충격을 최소화하려면 기업들이 고용을 줄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해소해 적어도 기존 일자리는 유지되도록 하는 게 순서다. 지금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만큼 일자리를 지키는 기업도 중요하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노사 합의를 통해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을 우선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뒤 정부도 소매를 걷어붙였지만 재직자 고용 유지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은 수요에 비하면 크게 부족하다. 실적 악화에도 인력 구조조정 대신 고용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는 좀 더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일자리 하나도 절실한 지금 기업의 기를 살리는 것도 민생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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