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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쓰레기로 뒤덮인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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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스푸트니크 1호 이래 지구 궤도 인공위성은 약 1만 개가 됐다. 6,000여 개는 군사위성 등 비공개 위성이다. 그중 상당수는 고장이나 연료 소진으로 쓸모가 없어진 폐품. 위성을 실어 올린 로켓 잔해는 더 많다. 초속 8Km가 넘는 속도로 공전하며 그들끼리 부딪혀 깨지고 부식해 떨어져나온 부스러기는 부지기수다. 최근 개봉한 넷플릭스 SF 블록버스터 영화 '승리호'의 주인공들이 수집하는 '우주 쓰레기(space debris)'다. 현재 파악된 것만 약 3만5,000여개. 민간 우주 진출이 본격화한 만큼 숫자는 무섭게 늘어날 것이다. 지구는 대기층 바깥으로 또 한 겹의 쓰레기 층을 두르고 있다.
대다수 위성은 정지궤도(고도 약 3만6,000km) 아래를 도는 저궤도(고도 200~2,000km) 위성이다. 중력과 균형을 이루는 탈출속도(초속 7.9km,제1우주속도)만 내면 되므로 비용이 덜 들고, 발사 절차가 덜 까다롭기 때문이다. 저궤도에는 희박하지만 공기가 있다. 우주쓰레기는 공기 저항으로 공전 속도가 서서히 느려지고 중력으로 고도도 점차 낮아져 지상 100km 이내로 진입하면서 별똥별처럼 점화해 소멸한다. 하지만 1,000km 고도의 우주쓰레기가 그렇게 소멸하려면 100년 이상 걸린다. 위성이나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데도, 운용하는 데도 우주쓰레기는 이미 심각한 장애물이다.
2009년 2월 10일, 시베리아 타이미르 반도 고도 789km 상공에서 미국 이리듐사 통신위성 이리듐 33호(무게 560kg)가 우주쓰레기인 러시아 통신위성 코스모스 2251호(950kg)와 충돌, 파편 구름이 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 물리학자 도널드 케슬러(Donald J. Kessler)가 우주쓰레기로 인한 문명적 파국, 즉 '케슬러 신드롬'의 가능성을 제기한 건 1978년이다. 폭증한 우주쓰레기와 충돌 파편이 지구를 감싸, 통신 기상 등 문명의 기둥 같은 위성들이 무용지물이 되고, 우주 진출도 불가능해지는 미래. 그 틈새에 승리호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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