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만 나를 바엔 택배를"... 승객 감소 자구책 찾는 日 신칸센

입력
2021.01.31 13:30
코로나로 승객·화물 동시 운송 '화객혼재' 가속화
JR홋카이도, 택배 회사와 손잡고 운송시간 단축 
지방 버스는 고령 생산자·도시 판매자 연결 역할

일본 홋카이도 신하코다테호쿠토역에 정차해 있는 홋카이도신칸센열차. JR홋카이도 홈페이지 캡처

일본 철도 및 버스회사들이 화물과 여객 수송을 동시에 하는 '화객혼재(貨客混載)' 실증실험에 나서고 있다. 이전까지는 지방의 심각한 인구 감소에 따른 물류 운송 및 주민 이동수단 확보를 위한 대책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운임 수입 감소를 타개하기 위해 신칸센의 일부 적자 구간에 도입되고 있다.

JR홋카이도는 21일부터 택배회사인 사가와익스프레스와 손잡고 홋카이도신칸센을 이용해 신아오모리역에서 신하코다테호쿠토역까지 약 150㎞ 구간에서 화물을 운송하는 실증실험을 하고 있다. 그간 혼슈섬 북단 아오모리시와 홋카이도 남단 하코다테시 사이는 페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다음날 오후에야 배송이 가능했다. 그러나 두 섬을 잇는 해저터널을 달리는 신칸센을 이용하면 1시간 남짓 만에 역에 도착해 이르면 당일 오후에 배송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운송시간 단축 외에 폭설로 인한 운송 지연과 운전기사의 장시간 노동 방지 등도 기대하고 있다. 승객 감소로 인한 객차의 여유 공간을 활용해 농산물이나 택배 박스를 싣는 것으로 3월 말부터 사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JR홋카이도가 객차를 활용한 택배 운송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이후 철도 승객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4~9월 전 구간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만 400억엔(약 4,200억원)의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홋카이도신칸센은 2016년 개통 이후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지난해 10~12월 평균 승차율이 23%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공기를 나르고 있다"는 비아냥 속에 승객·화물 동시 운송으로 수익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 곳곳을 누비는 일반 열차와 지역버스 사정도 비슷하다. JR서일본 오카야마지사는 29일 택배회사인 야마토운수와 손잡고 재래선 일반열차를 이용한 화물운송 실증실험을 시작했다. 오카마야현 다카하시 빗추다카하시역에서 실은 농산품 상자를 오카야마역으로 운송해 구내 JR서일본그룹 매장에서 판매한다.

효고현 산다시 신키버스는 시내와 산간지역인 다카히라지구를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이지만 코로나19 이후 이용객 감소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버스회사 측은 농가의 출하를 예약접수를 받아 매주 화·금요일 버스에 농산물을 싣고 신속한 상품 공급을 원하는 판매자를 연결해 주고 있다. 농산물 생산자의 다수가 고령자로 운전면허증을 반납한 경우가 늘면서 10㎞ 거리의 직매장까지 생산물을 운반하기 어려운 점에 착안한 것이다.

국토교통성은 2017년 9월부터 트럭이 승객을 태우거나 버스·택시 등의 화물 중량 상한을 없애면서 화객혼재를 권장해 왔다. 당초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지방 주민들의 이동수단 확보와 적자에 시달리는 철도·버스회사의 경영 개선을 위한 것이었으나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이를 가속화하고 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특파원 24시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당신이 관심 있을만한 이슈

댓글 1,324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