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1병당 접종량 5회서 6회로… 美, '공급 늘리기' 고육책

입력
2021.01.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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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용량 주사기 확보가 관건… "쉽지 않을 것"
?백신 공급 증대 효과… "화이자, 앉아서 이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11일 델라웨어주의 한 병원에서 미 제약회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받고 있다. 뉴어크=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11일 델라웨어주의 한 병원에서 미 제약회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받고 있다. 뉴어크=AP 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저용량 주사기의 사용을 승인해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백신 1병당 접종량을 5회에서 6회로 늘렸다고 미 CNN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이자 백신은 병당 5회분 접종이 정량이지만, FDA가 승인한 특수 주사기를 사용하면 1회분을 더 추가할 수 있어 백신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긴다. 속도전을 위한 고육책인 셈이다. 취임 후 100일 이내에 1억명에게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게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보건 당국은 일반 주사기 키트가 포함된 화이자 백신과 저용량 주사기 키트를 갖춘 백신을 별도로 분류해 각 주(州) 정부에 배포할 계획이다.

관건은 특수 주사기 물량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다. WP는 “바이든 정부가 화이자 백신 추가분을 쥐어 짜내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최대 주사기 제조 업체 BD도 백신 접종을 위한 저용량 주사기 생산은 당초 계획에 없었다며 당장 물량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특수 주사기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병당 접종량을 최대 6회로 늘림으로써 화이자가 앉아서 이득을 봤다는 지적도 나온다. 화이자는 7월 말까지 미국 정부에 백신 2억회 접종분을 제공하기로 했지만, FDA가 병당 최대 접종분을 6회로 명시할 수 있게 해주면서 더 적은 백신을 생산하더라도 계약 목표를 채울 수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화이자는 저용량 주사기를 사용하면 접종량이 6회로 늘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미 보건 당국을 상대로 병당 접종량을 늘리는 로비를 해 성공했다”고 전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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