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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피해자에 '꽃뱀'이라니... 진혜원 검사 해임해야"

입력
2021.01.21 14:23
수정
2021.01.21 14:3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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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등 4개 여성단체
"지속적 2차 가해... 검사징계법 징계 대상"
'피소 사실 유출' 남인순 의원 항의 방문도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가 지난 7월 자신의 SNS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팔짱을 낀 사진을 올렸다. 진 검사 페이스북 캡처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가 지난 7월 자신의 SNS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팔짱을 낀 사진을 올렸다. 진 검사 페이스북 캡처

진혜원 검사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언급하며 '꽃뱀' 등 모욕적 언사를 한 것과 관련, 여성단체들이 법무부와 검찰에 진 검사 해임을 요구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등 4개 여성 시민단체는 21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2차 가해 발언을 일삼은 진 검사는 검사징계법에 따른 징계 대상"이라며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은 진 검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검사는 서울동부지검에서 부부장검사로 일하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부장 조성필)은 14일 서울시장 비서실 동료 직원을 성폭행한 정모(41)씨에 징역 3년6월을 선고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박 전 시장 성추행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진 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사법부를 '극우 테러에 재미를 본 나치 돌격대'에 비유하고, "꽃뱀은 왜 발생하고, 왜 수틀리면 표변하는가"라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성 글을 게시했다. 진 검사는 지난해 7월에도 박 전 시장과 팔짱을 끼고 선 사진을 SNS에 게시하며 "팔짱을 껴 성인 남성을 추행했다"는 글을 올려 피해자를 조롱했다는 비판을 들었다.

21일 서울 송파구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관계자들이 항의서한 전달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21일 서울 송파구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관계자들이 항의서한 전달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여성단체들은 "진 검사는 '꽃뱀' '순수하고 순결한 척하기' 등의 표현으로 피해자를 폄훼하며 전형적인 가해자의 논리를 대변했다"며 "피해자와 대한민국 여성에게 되돌릴 수 없는 모욕감을 줬다"고 비판했다.

여성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송파구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검찰에 따르면 남 의원은 박 전 시장 사망 전날 서울시 측에 박 전 시장 피소 정황을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남 의원은 여성 인권을 위해 수십년을 싸웠고, 국회에 들어갔으나, 이제는 여성인권이 아닌 정치 권력을 위해 싸우고 있다"면서 "피해자에게 석고대죄한 뒤 의원직을 내려놓고 여성 인권운동의 역사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다시 찾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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