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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엄벌 의지 보인 정인이 살인죄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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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모 학대로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양 사건 첫 공판에서 검찰이 애초 아동학대치사로 제기했던 주된 범죄 혐의를 살인죄로 바꾸는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다. 검찰은 양부모가 출석한 가운데 13일 열린 재판에서 "피고인이 지속해서 학대 당하던 피해자의 복부에 강한 둔력을 행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을 알면서도" 물리력을 행사했다며 "법의학자 등의 검토를 거쳐 살인 혐의를 주위(主位)적 공소사실로 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기소 당시 검찰은 사인을 등쪽에 가해진 강한 충격에 따른 복부 손상으로 확인했지만 충격이 어떤 방법으로 가해졌는지 분명하지 않아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이후 췌장이 끊어지는 심각한 손상이 알려져 살인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직접적인 살인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숨질 가능성까지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 사망을 눈 뜨고 지켜본 셈인 경찰의 헛발 대응은 말할 것 없고 여론이 들끓자 살인죄 적용으로 선회한 검찰 역시 안이한 부분이 없지 않다.
법정형량으로 따지면 아동학대치사는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중대 범죄다. 하지만 양형 기준이 4~7년으로 살인죄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고 선처 요구 등 감경 사유가 작용할 여지도 크다. 국내에서도 아동학대치사를 살인죄로 처벌한 사례가 있지만 유사 사건을 1급 살인죄로 다뤄 무기징역형을 선고하는 미국 등 해외와 비교하면 여전히 너그럽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처벌을 강화한다고 아동 학대나 방임이 줄어들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살인죄는 사형까지 선고되는 중대 형사범죄인만큼 뚜렷한 증거 없이 혐의를 남발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 아동학대 처벌이 강화되는 중에도 이런 사건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 학대가 결국 아이를 숨지게도 할 수 있는 일종의 살인 행위라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했다. 수사 당국 역시 고의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아동학대치사로 다뤄온 관행이 있었다면 이번 사건을 이를 재고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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