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신년사에서 “다음달이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 우선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전 국민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들보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백신의 접종 시기를 확정한 만큼 남은 기간 동안 백신 도입과 유통, 접종까지 어느 한 단계라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정부의 세심한 준비는 필수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백신의 우선접종 대상은 요양병원 시설의 노인, 의료기관 및 요양병원ㆍ시설 종사자들이다. 어린이ㆍ청소년, 20~40대 청ㆍ장년층은 후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감염전파를 막는 것보다 치명률을 낮추는 것을 우선 순위로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노인세대에 위ㆍ중환자가 집중되는 코로나의 특성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판단이다. 혹시라도 백신 접종의 우선순위나 접종비용 등을 놓고 혼란이 빚어지지 않도록 준비 단계에서부터 당국은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바란다.
백신 도입 때까지 과제는 확산세를 통제하면서 의료체계의 붕괴를 막는 일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451명으로 지난달 1일 이후 처음으로 400명대로 떨어졌지만 안심은 금물이다. 주말 검사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당국도 다음주에는 다시 하루 확진자가 600~700명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도권에선 깜깜이 환자 비율이 30%에 육박하고 일본에선 영국과 남아공이 아닌 ‘제3의 변이’가 발견되는 등 위험 요소는 여전하다. 방역 긴장도가 떨어질 경우 확진자 폭발은 시간 문제다.
그런 점에서 보건당국이 17일로 끝나는 사회적 거리 두기의 단계 하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건 적절하다. 당국은 규제 장기화로 피해를 입고 있는 업종들의 불만을 수용할 필요는 있지만 본말이 전도돼서는 안된다. 집합 금지 완화가 불가피하더라도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엄격한 방역수칙 준수가 전제돼야 한다. 당국의 잘못된 신호는 감당할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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