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시위를 하는데도 카페에 손님이 안 오네요"

입력
2021.01.0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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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한 커피전문점에서 좌석 이용이 금지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한 커피전문점에서 좌석 이용이 금지되고 있다. 연합뉴스


"'오픈 시위'를 하는데도 손님이 안 오네요."

인천 남동구에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왕효진(36)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정부가 '카페 홀 이용 금지' 조치를 2주 더 연장한 가운데 인천 남동구에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왕효진(36)씨는 4일부터 이틀 연속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카페를 열었다고 밝혔다.

3일 정부 발표대로라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17일까지 지속됨에 따라 카페 매장 내 취식 금지 조치는 유지된다. 하지만 왕씨는 이날 영업을 강행했다고 5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그는 "이제는 '죽으면 죽는 거고 살면 사는 거다'라는 심정으로 열었다"며 "어제 구청에 전화해 '영업할 것'이라고 말도 했는데 별 반응도 없다"고 전했다.

4일 수도권과 부산 등에서 피트니스센터들이 방역지침 항의 차원에서 영업을 재개한 이른바 '오픈 시위'가 카페에까지도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오픈 시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모이지 않는다고 왕씨는 전했다. 왕씨가 운영하는 카페는 스타벅스, 커피빈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종 중 하나다.

그는 업종별은 물론 개인 카페와 프랜차이즈 간에도 형평성 문제가 존재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왕씨는 "우리는 브런치와 식사 메뉴도 있어서 지난주에 이틀 홀 영업을 했다"며 "그런데 누군가의 신고가 들어와서 구청 직원들이 단속하러 왔다"고 전했다. 단속 이유는 개인 카페는 식사 메뉴를 팔 경우 홀 영업이 가능하지만 프랜차이즈는 안 된다는 것.

왕씨는 "손님들이 여기보다 절반도 안 되는 크기의 근처 개인 카페 가서는 식사류 먹으면서 노트북도 다 하는데 왜 프랜차이즈라고 막는지 모르겠다"며 "지난 여름에도 프랜차이즈만 영업 금지시키는 등 이것도 차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80%가량 줄었다는 왕씨는 오픈 시위에도 불구하고 전날과 이날 모두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사업장은 두 개, 재난지원금은 한 번?"

한 카페에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전국카페사장연합회 커뮤니티 캡처

한 카페에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전국카페사장연합회 커뮤니티 캡처


카페 사장들의 고충은 이뿐 만이 아니다. 서울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에서 카페 두 군데를 운영하는 이강주(50)씨는 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씨는 "두 군데 모두 운영을 하면서 소득세 등 세금을 다 내는데 왜 재난지원금은 한 번만 받아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이 정도로는 두 가게 모두 매출이 60~70% 떨어졌는데 그걸 잡을 수도 없다"고 전했다.

그는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 하나 시켜놓고 노트북 작업하는 건 잡지도 않으면서 정부가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재난지원금이라도 형평성 있게 사업장별로 각각 나눠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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