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엔 수소차, 가전은 평생 사용... '탄소중립'이 바꿀 미래 생활

입력
2020.12.07 21:4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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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 유럽 최초의 ‘탄소중립’ 기차역으로 불리는 독일 케르펜-호렘역은 태양광과 지열 발전만으로 운영된다. 낮에는 자연광만으로 채광하며 화장실에선 빗물을 재사용한다.

2일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전략이 본격 실행되면 실생활에서도 거대한 변화가 예상된다.

탄소중립 전략은 배출한 이산화탄소 만큼을 흡수하는 대책도 마련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제로ㆍzero)’으로 만드는 방안이다. 가령 한 가정에서 자동차, 전기 사용 등으로 이산화탄소 1톤을 발생시키면 산림을 조성해 그만큼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탄소중립 전략은 탄소 상쇄보다는 감축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탄소 배출 제품을 쉽게 쓰던 우리 실생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50 탄소중립 전략의 10대 과제 중 하나인 ‘미래 모빌리티 전환’이 현실화하면 국내 도로에선 수소ㆍ전기차만 보게 된다. ‘달리는 공기청정기’로 불리는 수소차는 연료인 수소를 산소로 태우는데, 이 과정에서 함께 들어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탄소만 걸러낸다.

자가용 수요 억제 정책에 따라 대중교통 변화도 예상된다. 버스, 택시는 물론 전기 셔틀, 킥보드, 에어드론 등도 이동수단으로 자리잡고 조만간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에어드론도 상용화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에선 중요한 업무가 하나 늘어난다. 현금흐름을 파악하는 재무제표와 함께 전자장부를 통해 탄소 사용 및 배출량을 기록한 탄소 거래내역을 확인하는 일이다. 정부 지원으로 도입한 스마트 공장이 탄소 사용량과 감축량을 실시간 파악하기 때문에 ‘탄소 제로’ 여부를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각종 주택과 건물의 에너지 사용 방식도 크게 바뀌게 된다. 조명 기기는 형광등에서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되고, 빗물은 이제 그대로 흘려 보내지 않고 빗물 저금통에 저장한다. 모은 빗물은 수돗물을 대체해 관수로 사용한다. 집에서 사용하는 온수는 태양열 에너지에서 얻고, 아파트 주변 가로등과 버스정류장은 태양광, 소형 풍력을 통해 운영한다.

가전제품의 교체 주기도 평생 개념으로 바뀔 전망이다. 탄소 배출을 줄일 수명이 긴 고효율 제품 출시가 대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태블릿 제품 '갤럭시 북 플렉스'는 배터리 수명 연장 기술을 적용, 기존 제품 대비 배터리 수명을 3배 연장시켰다. 이를 통해 5년 동안 약 11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김현우 기자
김경준 기자
안하늘 기자
류종은 기자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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