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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업! K리그] 경기 관람 환경은 대다수 만족… 예매ㆍ발권ㆍ주차는 여전히 불편

입력
2019.04.10 18:08
수정
2019.04.10 19:1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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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리그 ‘직관’ 팬들 만나보니 

포털사이트에서 티켓 예매를 누르면 모바일페이지가 아닌 PC용 웹페이지로 이동한다. 이승엽 기자
포털사이트에서 티켓 예매를 누르면 모바일페이지가 아닌 PC용 웹페이지로 이동한다. 이승엽 기자

시즌 초반 흥행을 이어가는 K리그엔 경기장을 직접 찾는 팬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6라운드까지 K리그1의 평균 유료 관중 수는 9,3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실제 처음 ‘직관(직접 관람)’을 한 팬이나, 직관을 예정인 팬들도 다수다.

이는 본보가 지난달 26일 한국과 콜롬비아의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이 열린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본보 3월 28일자 24면)를 통해 수치로도 입증됐다. 설문결과 “최근 1년간 프로축구 K리그를 관람하지 않았다”고 답한 응답자 112명 가운데 무려 80%가 넘는 95명의 응답자가 “향후 K리그 경기장을 찾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 K리그는 처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재관람을 원할 만큼 친화적인 환경을 갖췄는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본보가 K리그 현장에서 만난 ‘직관’ 팬들의 만족도는 크게 갈렸다. 일단 예매 단계에서부터 막막하단 의견이 다수였다. 최근 대구DGB은행파크 티켓박스에서 만난 고등학생 김의중(17)군은 K리그 인터넷 예매가 불친절하다고 토로했다. 김군은 “네이버에서 K리그 예매를 검색하고 바로 아래에 예매 링크를 누르면 모바일용 웹페이지가 아니라 PC용 웹페이지로 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서 ‘티켓예매-K League’ 링크를 클릭하면 빈 웹페이지로 이동하는 등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문제점들이 발견됐다.

포털사이트에서 티켓 예매를 클릭하면 빈 웹페이지로 이동한다. 이승엽 기자
포털사이트에서 티켓 예매를 클릭하면 빈 웹페이지로 이동한다. 이승엽 기자

현장 티켓 발권이나 팬스토어 입장 등의 대기 시간이 길어 곤혹을 겪었다는 팬들도 있었다. 성남 팬이라는 남정희(33)씨는 “티켓을 예매하고 경기장에 와도 발권을 하려면 오래 기다려야 하고 입장할 때도 검사 시간 때문에 애를 먹는다”며 “모바일 티켓 등을 사용하면 좋지만 중ㆍ장년층은 이마저도 사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주말엔 주차공간이 너무 협소해 다른 곳에 주차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며 아쉬움도 전했다.

K리그 팬들 가운데 상당수는 관람 환경에 대해선 일단 만족스럽단 의견이다. 지난달 12일 대구에서 만난 유형선(23)씨는 “새 전용구장이라 응원하는 맛도 나고 경기력도 좋아 유럽 축구 보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4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동근(38)씨도 “물론 전용구장이라면 더 좋겠지만 여기(성남종합운동장)도 경기는 볼만하다”며 “지붕이 있는 메인스탠드는 우천시에도 있을 만 하지만 양쪽 골대 뒤편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먹거리와 구단 머천다이징 상품(굿즈)에 대한 의견은 크게 갈렸다. 아이들과 함께 성남종합운동장을 찾은 정해림(40)씨는 “생각보다 사고 싶은 게 많아서 놀랐다”고 했다. 이날 성남 팬 스토어에서는 선수가 직접 사인한 주장 완장이나 마블과 콜라보레이션을 한 필기구 상품 등 각종 굿즈를 판매 중이었다. 반면 이번 시즌 경남의 홈경기에 다녀온 일부 관중은 “상품 매장은 크게 지어놨는데 절반 이상의 진열대가 비어있는 데다 살 만한 상품이 별로 없다”며 “(구단상품의)수익성이야 떨어진다지만 성의가 부족하단 생각이 크다”고 했다. 먹거리에 대한 반응도 구장마다 엇갈린다. 개막전에서 간이 매대를 세워놓은 대구에선 팬들의 불만이 들끓은 반면, 성남시내 시장 음식을 경기장에 들인 성남 팬들은 대체로 만족했다.

지난달 12일 대구DGB은행파크 팬스토어에 팬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이승엽 기자
지난달 12일 대구DGB은행파크 팬스토어에 팬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이승엽 기자
3일 모란역 12번 출구 인도에 붙은 발바닥 모양의 성남 종합운동장 방향을 가리키는 안내 표시물. 이승엽 기자
3일 모란역 12번 출구 인도에 붙은 발바닥 모양의 성남 종합운동장 방향을 가리키는 안내 표시물. 이승엽 기자

K리그 초보 팬들은 ‘구단의 성의를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다. 구단의 노력이 어느 정도만 느껴진다면 경기장을 계속 찾고 싶다는 현장 목소리가 많았다. 성남은 지하철을 이용해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역부터 경기장까지 ‘발바닥’ 모양의 안내 표시물을 인도에 부착해놓아 호응을 얻었다. 선수들의 즉석 사인회나 사진촬영에 감동하는 팬들도 있었다. 성남에서 만난 서보민(29) 선수와 함께 사진을 찍었던 한 학생은 “갑자기 만나서 깜짝 놀랐다“며 “그냥 사진만 찍어준 게 아니라 너무 친절해서 감동했다”며 미소 지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성남 서보민(오른쪽 두번째) 선수가 3일 성남과 제주의 K리그 경기 전 경기장을 찾은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승엽 기자
성남 서보민(오른쪽 두번째) 선수가 3일 성남과 제주의 K리그 경기 전 경기장을 찾은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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