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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부인, 피해자 상대 여론재판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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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공대위’ 김혜정 부소장 공개 촉구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부인이 ‘가장 큰 피해자는 나’라며 직접 대응에 나설 뜻을 밝히자, 피해자를 돕고 있는 단체가 “여론재판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안 전 지사 부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1심 재판에서도 그 같은 심경 호소와 추측성 발언을 해 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미 재판 과정에서 배척된 주장을 팩트로 호도하지 말라는 의미다.
안 전 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김지은씨를 돕고 있는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15일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부소장은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김 부소장은 안 전 지사의 부인 민주원씨를 향해 “법치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여론 재판을 시작하겠다는 말이냐”며 “공개 글을 쓰셨기에 답변을 쓴다”고 밝혔다. 앞서 민씨는 13일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경험을 들어 ‘이 사건은 성폭력 사건이 아닌 불륜이며 김씨를 피해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김 부소장은 그러나 이는 이미 1, 2심에 걸쳐 이뤄진 재판에서도 배척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피고인 안희정은 지난해 3월 5일 당시 ‘합의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페이스북에 작성하고 사과했지만, 그 이후 피고인 측은 ‘합의한 관계’ ‘불륜’ ‘연인 사이’ 등을 주장했다”며 “그러나 1심, 2심 어디에서도 인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심지어 ‘피해자재판’으로 불린 1심 조차도 불륜 인정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부소장은 “이 중 ‘경험’은 본인에게 귀속한 것일 수 있겠지만, 주장에서부터는 상대방과 연관된다”며 “나아가 ‘추측’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중대한 침해가 발생한다”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특히 민씨가 비서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좋아했다는 근거로 제시한 이른바 ‘상화원 사건’과 관련해서도 “실제 일어난 일은 아래와 같다”며 법정에서 나온 자료를 소개했다. 김씨가 비서로서 안 전 지사와 실제 불륜 관계였던 다른 여성과의 만남 같은 돌발 상황을 막으려는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김 부소장은 “민씨는 (피해자) 김지은을 지탄하는데 동참해달라고 하고 있는데 본인이 힘든 것과 상대에 대해서 근거 없는 선동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멈추고 사과하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한 김 부소장은 “가족은 가해자에게만 있지 않다. 피해자에게도 사랑하는 가족, 지키고 싶은 가족이 있다”며 “(민씨가) 이를 인지하고 있느냐”고 되물었다.
민씨가 공개적으로 2심 판결을 부정하는 주장을 한 것은 명백한 2차 가해라는 사실도 재차 상기했다. 김 부소장은 “정치 분야에서 성폭력을 고발하면 어떻게 되는지, 좋은 내부 고발자에 대한 2차 가해의 선례가 될 일이 지금 벌어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나만 피해자이고 다른 사람들은 다 거짓말쟁이라고 하는 것은, 가족에 의한 2차 가해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소장은 2차 가해를 멈출 것을 거듭 강조했다. “그럼에도 계속 글을 쓰시겠다면, 계속 김지은 지탄하기 대국민 선동을 하시겠다면, 언론의 퍼 나르기 받아쓰기가 계속된다면 다시 고민하겠다”고 강경 대응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의 글 전문
민주원씨가 공개글을 쓰셔서 답변을 씁니다. 저는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대위에서 활동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김혜정입니다. 피해자 신뢰관계인으로 지원하고 있고, 다른 성폭력 피해 사건지원, 가해자교육, 가족지원 등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1. 2심이 끝난 상황에서 공개글의 성격
이 사건은 3월 6일 고소장 접수 이래로 수차례 수사 및 재판기관 진술, 수백개에 달하는 자료제출, 10명 이상의 증인 신문에 대해서 법률가 30명 이상이 자료를 파며 1, 2심 재판이 진행된 사건입니다. 피해자 측은 비공개 진행을 수차례 신청해왔고 1심에서는 다수 공개, 2심에서는 전체 비공개로 재판이 진행됐습니다.
지난 1년간 형사소송원칙에 따라 진행됐던 소송과정을 글 하나로 다시 ‘시작’하겠다는 말씀인가요. SNS에 글을 올리고, 언론이 이것을 퍼 나르는 상황을 계속 진행하시겠다는 뜻인지요. 법치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론 재판을 시작하겠다는 말씀인가요? 확인을 하고 싶습니다.
2. 1, 2심 소송과 민주원씨의 법적 위치(증인)
민주원씨는 1심에서 피고인 측 요청에 따라 증인 신청되었습니다. 피고인의 부인이라서 선처 호소 등의 성격이 있다면 증인 선서를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민주원씨의 경우 다른 피고인 측 증인들처럼 그 상황에 대해 ‘객관적 증언’을 하겠다고 신청되었고, 증인 선서를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심문 당시 피고인 배우자로서의 심경 호소를 많이 했고, 추측성 발언, 본인의 느낌 발언을 많이 해서 제지를 몇 차례 받은 것으로 압니다. 증인 선서를 한 증인이라면 그 상황에 대해 직접 경험한 일만 서술해야 합니다. 결국 피고인의 배우자로서 심경 호소를 하는 내용이 주된 것이었습니다. 배우자를 증인 채택한 1심 재판부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3. 상화원에서의 ‘본인 경험’에 대한 법원 판단
민주원씨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경험) 상화원이라는 숙소에서 부부 방문을 열고 살금 와서 살피고 다시 나갔다
-(주장) 그래서 김지은씨는 피해자가 아니라 불륜상대다
-(추측) 아마도 안희정을 깨워서 자기 방으로 데려가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날 실제 일어난 일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미 법정에서 검토된 영상과 사진을 SNS에 첨부하셔서, 법정에서 나오고 검토된 핵심 자료들을 다시 간략히 소개합니다.
- 한중우호행사(당일 행사)에 안희정씨의 평소 만남 상대 여성이 참석 (참석자 명단)
- 피고인이 여성을 대하는 태도 때문에 비서들이 주의를 평소 기울여 옴 (전임비서 증언)
- 당일에도 상대여성이 문자 연락 보냄 (수신 내역)
- 피고인 핸드폰이 비서에게 착신되어 있어서 수행비서가 확인 (수신 내역)
-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행비서가 평소 막아야 하는 상황 (전임비서 증언)
- 상대 여성이 옥상에서 기다린다고 했으므로 피해자는 막으려 복도 대기 (피해자 진술)
- 상대 여성이 전화를 했고, 옥상에서 상대여성과 피고인 만남 (피고인 안희정 2심에서 진술)
위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비서의 업무에서 고위 정치인 - 이 사건에서는 안희정 - 성문제(소위 ‘여자문제’)의 보안을 유지하고, 미리 막고 해야 하는 것이 업무로 주어져 있었고, 인수인계 과정부터 확인됨
2) 1심과 2심에서 상대 여성으로부터 온 문자 수신 내역, 피고인 진술, 평소 관계 등이 확인됨
3) 민주원씨가 ‘불륜’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면 따져야 할 상대는 김지은씨가 아님
4. ‘불륜’에 대하여
민주원씨는 글을 쓴 이유를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 안희정씨와 부부관계이기 때문에 그를 두둔하기 위해서 쓰는 것이 결코 아니고
- 불륜을 저지른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가 없고
- 안희정씨의 불명예를 나와 아이들이 짊어지고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 끔찍해서
피고인 안희정은 3월 5일 당시 ‘합의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페이스북에 작성하고 사과했지만, 그 이후 피고인측은 ‘합의한 관계’ ‘불륜’ ‘연인 사이’ 등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1심, 2심 어디에서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 측이 10명 넘는 변호사, 전관 변호사도 선임하고 있었지만, 그들이 아마도 최선을 다했을 것임에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재판으로 불린 1심 조차도 불륜 인정은 없었습니다.
현재 불륜을 주장하는 곳은 안희정 전 지사의 지지자들에 의한 팬그룹, SNS 게시글과 댓글 등에서가 가장 많고, 유튜브의 몇 가지 뉴스생산자를 자처하는 방송에서 입니다. 상고심을 앞둔 현재 시점에서, 민주원씨는 다시 불륜 주장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본인 스스로 한 경험을 근거로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용은 아래와 같은 구조입니다.
(경험) 방에 들어와 살금살금 살피다가 나간 것을 봤다
(주장) 그래서 김지은씨는 피해자가 아니라 불륜상대다
(추측) 아마도 안희정을 깨워서 자기 방으로 데려가려고 했던 것 같다
(물론 경험으로 되어 있는 ‘봤다’는 것에 대해서도 몇시, 몇분 정도 봤는지 어떻게 봤는지 무슨 모습이었는지 법정에서 심문이 있었지만 여기에서 굳이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1심 때 다른 주장도 하신 바 있습니다. “바닥에 낙서를 하며 귀여운 척을 했다” 입니다. 이 역시 아래와 같습니다.
(경험) 바닥에 낙서를 하는 것을 보았다
(주장) 귀여운 척이다
(추측) 김지은씨가 안희정씨를 유혹한 것이다
발그레했다, 홍조를 띄었다 등 그 외 주장하시는 바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 중 ‘경험’은 본인에게 귀속한 것일 수 있겠지만, 주장에서부터는 상대방과 연관됩니다. 주장에 대해서는 근거와 판단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을 이 사건에서는 1년간 법정과 수사기관에서 한 것입니다 (‘고소하라’고 하셨는데, 고소는 가해자에 대해서 했습니다). ‘추측’하시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중대한 침해가 발생합니다.
민주원씨는 본인의 힘들었던 시기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핵심 내용은 ‘김지은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다’ ‘성폭력이 아니라 불륜이다’ 라는 주장입니다. 김지은을 지탄하는데 동참해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힘든 것과 상대에 대해서 근거 없는 선동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멈추고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5. ‘가족’에 대하여
민주원씨는 ‘나와 내 아이들’이 피해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가족’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훼손되었을 때의 고통이 존재하므로 많은 분들께 위로를 받으실 필요가 있다고 느끼실 것입니다.
그런데 가족은 가해자에게만 있지 않습니다. 가해자의 배우자에게만 가족이 있지 않습니다.
피해자에게도 가족이 있고, 피해자도 부양해야 할 가족, 사랑하는 가족, 지키고 싶은 가족이 있습니다. 모두에게 자기의 가족이 있습니다. 피해자의 가족에 대해서도 존재를 인지하고 있습니까?
가족의 힘과 사랑은 큽니다. 그런데 그 힘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 게 좋을지는 고민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천차만별의 모습이 있습니다.
예컨대 본 상담소에는 한 달에도 수차례 성폭력으로 재판받고 있는 가해자와 그 가족들이 전화를 합니다. 때로는 일방적으로 후원금을 납부하고 법원에 제출해서 ‘반성’ 표시를 하고 감경을 받겠다고 합니다. 돈도 들이고, 과정에서 정성도 들이지만, 그 가족의 ‘성의’를 저희 상담소는 현재 받고 있지 않습니다. 진지한 반성, 사과, 합당한 처벌을 건너뛰면 존엄한 인권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가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법이 보장하는 인권은 가족 내에서도 통용되어야 합니다. 아동학대도, 가정폭력도, 가족 내 성폭력도 형사사법절차에 의해서 개입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가족의 사랑을 깨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개인의 인권, 가족의 평등한 안전망, 다양한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기 위해 동등한 시민으로서의 권리가 지켜지는 사회가 반드시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결혼한 여성들의 권리, 엄마들의 권리, 이혼한 여성, 싱글맘, 비혼 여성, 성소수자 여성 모든 여성들의 권리가 여기에서 시작되고 연결됩니다.
6. 정치적 책임감
안희정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던 정치인입니다. 외람되지만 민주원씨 역시 그를 반대하거나, 그와 무관하지 않았던 것으로 압니다. 대선 경선 후보 배우자이자 7년간 도지사의 배우자였습니다. 안희정씨가 대통령이 되었다면 영부인이 되어 제가 TV에서 뵈었을 수 있겠네요.
안희정씨가 미투 고발을 받고 스스로 당일에 그만두었고, 당일 민주당에서 제명되었습니다.
안희정씨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하던 일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복잡한 심경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정치적 책임의 한 조각씩을 감당하고 있을 것입니다.
7명 이상은 안희정 측 증인으로 1심에 나와서 진술하고 언론을 통해 발언했고,
누군가는 댓글을 달고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누구는 안희정을 반성하는 것이 우리의 정치적 책임이라며 선을 긋고 반성을 했고
누군가는 정치는 무엇이어야 할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원씨는 가해자의 ‘배우자’로서 제일 큰 피해자이고, 제일 억울하다고 글을 썼습니다.
김지은씨를 가해자라고 지목하고,
모두 그 여성을 지탄하는데 동참해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나와 우리 아이들이라고, 치환하고 있습니다.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 분야에서 내부 고발이 이루어지면 어떤 일이 생기는가. 정치 분야에서 성폭력을 고발하면 어떻게 되는가. 매우 안 좋은, 매우 안 좋은 내부 고발자에 대한 2차 가해의 선례가 될 일이 지금 벌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7. 나도 ‘피해자’ 라는 것
성폭력 상담소에서는 많은 고발된, 징계된, 처벌된, 구속된 가해자들의 여성 배우자들을 만날 일이 있어왔습니다. 생계를 잃고, 나는 이제 어떻게 사냐는 호소도 듣습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들은 다양한 역할을 하도록 배치되고, 여성끼리 경쟁하거나 서로 험담하라고 부추겨지기도 하지만 어떤 순간은 ‘너도 피해자구나’ 싶을 때가 많습니다. 서로 연민을 가지고 바라보게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여성으로서 내가 놓인 위치와 역할, 구조에 대해 자각하고, 내가 겪는 문제가 당신이 겪는 문제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고자 하는 마음,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심정, 내가 겪은 분노와 슬픔이 왜 발생했는지 답답하고 궁금한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여성들 사이의 차이가 연대가 되는 일은 있지만 어렵고, 어렵지만 분명히 존재합니다. 미투 운동은 몇 년전부터 일어난 여성들 사이의 ‘연대하자’는 외침, 그 아래 여성으로서 살기 매우 어렵다는 외침, 또 그 아래 그런데 왜 이렇게 답답하고 어려울까? 알자, 는 움직임이 배경이 되었습니다.
많은 여성피해자를 만나는 것이 업인 사람이지만 - 여성은 태어난 것이 아니라 ‘되는’ 것이듯(시몬 드 보부아르), ‘피해자’ 역시 되어 갑니다. 원치 않는 일에 의해 피해자가 되었지만, 다른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결심 등이 ‘피해자’로서의 출발이고 자각입니다. 그런 ‘피해자’ 로 나아가는 일이 당신에게 존재하기를 바랍니다. 나만 피해자이고 다른 사람들은 다 거짓말쟁이라고 하는 것은, 가족에 의한 2차 가해일 뿐입니다.
8. 다시, 성폭력에 대한 2차 가해 중단을 경고하며
이 사건에서 무척 유독 많이 ‘2차 가해’ ‘2차 피해’ 호소를 해왔습니다. 많은 세세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순간에도 ‘2차 가해 안된다’ ‘2차 피해는 문제다’ 라고만 크게 이야기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다 2차 가해라고만 하냐며,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하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글을 쓰시겠다고요? 재판과정에서 피고인 변호인 측에서 모은 자료들, 이미 법정에서 제시했으나 재판부에 의해 ‘사실과 다름’ ‘근거 없음’ ‘이유가 되지 않음’ ‘주장이 타당하지 않음’ 으로 판결난 것들 하나하나 사진으로 영상으로 첨부하시겠다는 이야기인지요.
한 가지만 명확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는 미투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여성들이 달라져 왔기 때문입니다. 존엄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질적으로만이 아니라, 인권적으로도 평등한 구조상으로도 개선되는 길을 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피해자들, 용기 있게 말한 사람들이 공격받고 있습니다. 왜 웃었냐, 왜 그런 옷 입었냐, 왜 거기 놀러갔냐, 왜 친구와 만났냐. 사건 이전의 일거수일투족과, 사건 이후의 일거수일투족이 SNS상에, 언론상에, 사람들의 입에 회자됩니다. 대단한 새로운 ‘증거’인 것처럼 다시 회자되고, 피해자에 대한 법정 재판이 끝나고 여론 재판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여전한 사회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미투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고 있고, 피해자의 곁의 서고, 부당한 일은 이제 묻히지 않고 드러날 거야, 라고 믿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당신과 가족에게 책임있다고 말한 적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피해자측은 가해자를 고발하고 처벌하는 일에만 집중해왔습니다.
피해자측은 모든 진술 및 재판과정을 다 비공개로 해왔습니다.
삼가주십시오.
멈추십시오.
중단하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글을 쓰시겠다면,
계속 김지은 지탄하기 대국민 선동을 하시겠다면,
언론의 퍼나르기 받아쓰기가 계속된다면
다시 고민하겠습니다.
PS. 국민 여러분들께
지지자에 의한, 가족에 의해 법정에서의 자료들이 다시 게시되고 하는 문제를 법적으로 처벌하라고도 하지만, 어려움도 큽니다. 2차 피해적 댓글에 대해 고발하기도 했지만, 매우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고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11세기 영국에서 고다이바 백작이 부인에 대해 벌거벗겨 말에 태워 동네를 돌게 하는 ‘수치형’을 내렸을 때, 마을 사람들은 모두들 집의 문을 닫고, 커튼까지 내려 그 장면을 다 함께 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성폭력 피해자에게 가해져 오는 ‘부끄러운 건 너야’ 라는 현대적 수치형에 대해, 함께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믿습니다.
PS. 개별 취재는 어렵습니다. 너무 수없이 전화를 하십니다. 트래픽 경쟁할 일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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