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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영부인이 선물한 녹색머플러 두르고 독일로 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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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이 위로편지와 머플러 보내… 담담한 심석희 공항서 팬들에 손인사도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팀의 심석희(22ㆍ한국체대)가 새해 첫 대회 출전을 위해 독일로 출국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은 다음달 1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송경택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은 이날 출국 수속을 위해 오전 8시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스포츠계 미투(Me Too) 운동과 체육계 구조 개혁의 시발점이 된 심석희는 폭로 이후 바로 훈련에 복귀해 대회 준비에만 매진해왔다.
심석희는 이날 검은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공항에 나타났다.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린 탓에 긴장한 듯 모자를 푹 눌러 쓴 심석희는 고개를 숙이거나 휴대폰을 보는 등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공항에 배웅 나온 팬들의 선물을 받고 살갑게 손인사를 하거나 김건희 등 대표팀 동료 선수들과 담소를 나누는 등 밝은 모습도 보였다. 심석희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위로편지와 함께 보낸 녹색 머플러를 목에 두르고 있었다.
송경택 감독은 출국에 앞서 “심석희 선수를 포함해 대표팀 모든 선수들이 함께 웃으며 훈련했다”며 “태릉에서 진천선수촌으로 옮겨 함께 훈련하며 선수들이 서로 더 뭉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선수들 컨디션은 70~80%지만 준비를 열심히 한만큼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며 “2, 3차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 이에 준하는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독일에서 열리는 월드컵 5차 대회에 이어 다음달 8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6차 대회까지 연이어 출전한 후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27일 심석희 변호인측에 따르면 김정숙 여사가 지난 24일 비서관을 통해 심석희 선수에게 위로 편지와 녹색 머플러를 전달했다. 김정숙 여사는 편지를 통해 “긴 시간 혼자 아파하며 혼자 눈물 흘리며 속으로만 담아두었을 고통의 응어리를 녹여주고 싶다”며 위로했고 “후배들과 이 사회의 내일을 위해 용기를 내줘 고맙습니다”라며 격려했다.
이에 심석희는 26일 오후 감사하다는 내용의 답장을 보냈다. 심석희는 "운동선수 이전에 심석희라는 한 사람으로서, 한 여자로서 큰 용기를 냈습니다"라며 "오랜 시간을 혼자 견뎌왔던 것은 외로움과 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라고 답장에 적었다.
심석희는 또한 "힘들었을 저를 헤아려주시고 보듬어 주시려 하는 마음만으로도 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라며 "또한 어딘가에서 또 힘든 시간을 외롭게 견디고 있을 분들에게 저도 큰 힘이 되어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아직은 출구가 잘 보이지 않지만 따뜻한 영부인님의 응원에 힘입어 차분히 잘 찾아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더욱 당당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답장을 마쳤다.
인천=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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