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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식견으로 살다 재개발지역에 버려진 푸들

입력
2018.03.3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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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159. 여덟 살 추정 푸들 ‘소리’

털도 제법 자라고 사람도 따르시 시작한 소리가 한 봉사자 품에 안겨 있다. 카라 제공
털도 제법 자라고 사람도 따르시 시작한 소리가 한 봉사자 품에 안겨 있다. 카라 제공

지난 1월 한 재개발지역에 케이지와 함께 20마리의 푸들들이 발견됐습니다. 개들을 발견한 주민들은 인근 동물보호소에 연락을 했는데요, 보호소 소장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다른 개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여덟 마리의 개들만 남아있었습니다. 보호소 소장은 털도 다 빠지고 이미 임신한 상태의 개들을 위해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카라가 개들의 상태를 살펴보니 모두 임신과 출산을 여러 번 반복했던 강아지 공장에서 키우던 모견들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들은 옴 진드기로 인해 털은 다 빠지고 몸에 피딱지가 붙어 있을 정도로 피부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개들은 사람의 다정한 손길에도 처음 느껴보는 것인지 가만히 얼음처럼 굳어만 있었습니다.

소리(8세 추정ㆍ암컷)는 카라에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고 그 과정 중에 임신하고 있던 새끼 한 마리를 사산하게 되었습니다. 소리는 새끼를 사산하는 것을 끝으로 임신과 출산을 끝냈습니다.

구조 당시 피부병으로 털이 빠진 소리. 카라 제공
구조 당시 피부병으로 털이 빠진 소리. 카라 제공

소리는 이제 털도 제법 나면서 피부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중성화 수술도 받았고, 기초 접종도 다 끝낸 상태입니다. 낯선 사람의 손길은 조금 피하지만 슬금슬금 사람 곁에 오기도 합니다. 이젠 사람들의 무릎 위에 올라가기도 할 정도입니다.

사람의 손길을 경계하지만, 그럼에도 사람의 품을 그리워하는 소리. 카라 제공
사람의 손길을 경계하지만, 그럼에도 사람의 품을 그리워하는 소리. 카라 제공

소리는 사람으로 인해 많이 아팠지만, 그래도 용기 내며 천천히 마음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소리가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출산을 하고 새끼와 이별했는지 모릅니다. 또 필요 없어졌다고 인적도 드문 재개발지역에 버려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은 사람의 손길을 경계하지만, 그럼에도 사람의 품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몸과 마음을 회복해 가고 있는 소리를 기다려주고 응원해 줄 평생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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