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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4대강 적폐청산” 야당 “노무현 한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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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병 더 이상 방치 안 돼”
한국당 “전형적인 정치 감사일 뿐”
바른정당 “이것이 우선 과제인가”
국민의당 “공감하지만 절차 문제”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사업 정책 감사 지시를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여당은 적폐 청산으로 보고 힘을 싣고 있지만, 보수 진영에선 반발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특히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선 이를 정치 보복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4대강 사업이 이명박(MB)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최대의 역점 국책사업이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잘못된 결정으로 국민 혈세가 낭비되는 폐단을 개혁하겠다는 국정철학의 반영”이라는 시각이다. 4대강 사업에 22조원 이상의 국민 혈세를 투입했지만, 지금까지 생태계 파괴 논란, 발주와 입찰 비리 의혹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매년 수천억 원이 유지비용으로 추가로 투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그만큼 병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우선 조치’의 필요성에도 수긍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들의 태도는 다르다. 가장 날을 세우는 건 한국당이다.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를 앞두고 한풀이식 보복을 지시한 건 아닌지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전 정부 일이라면 무조건 부정, 적폐로 보면서 부관참시하듯 보복하고 뒤집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어떤 이유로 지시했든 전형적인 정치 감사이고 법적 절차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이미 감사와 검찰 수사가 이뤄졌던 점을 염두에 둔 주장이다.
대선 후보를 지낸 홍준표 전 경남지사도 페이스북에 잇따라 글을 올려 보복성 지시라고 주장했다. 홍 전 지사는 “4대강 사업은 치산치수의 전형으로 훌륭한 업적인데도 일부 좌파언론과 문 대통령이 합작해 네 번째 감사 지시를 한 건 정치적 보복”이라고 적었다. 홍 전 지사는 “그들은 노무현 자살을 MB탓으로 여기기 때문”이라며 “이런 식으로 나라 운영을 하면 이 정권도 곧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바른정당도 4대강 사업 감사 지시에는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것이 그만큼 우선과제인지, 정치 보복이나 정치 감사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두 보수 야당과 달리 원론적으로는 찬성하면서도 절차에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용호 정책위부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공감하고 기대하지만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감사원은 헌법상 독립기관인데 대통령의 지시 형태로 감사가 시작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4대강 감사 지시가 보수 진영의 ‘대여 전선’으로 확장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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