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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탈당파 다 받아들이나…새정치-세력화 균형 '고심'

입력
2016.01.02 10:41

권노갑·김한길·박지원 탈당기류 속 관계설정 과제

영입확대-공천강화 절충시도…野신당 통합 방안도 난제

무소속 안철수 의원. 연합뉴스
무소속 안철수 의원. 연합뉴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작업이 2차 발진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창당 동력으로서 본격적인 세력화 작업이 필요하지만 무턱대고 덩치만 키우다 새정치라는 지향점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정치와 세력화 간 딜레마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신당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야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과 김한길 전 공동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의 탈당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안 의원측에서는 이들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에서는 전국정당으로서 세를 키우고 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 의원 한 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탈당파 의원들의 합류가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역 의원들이라는 배경 없이 독자노선을 고수할 경우 야권 신당 통합론이 커지고 통합 과정의 주도권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탈당파 의원들도 일종의 기득권 세력으로서 기성정치의 틀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도로민주당'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아울러 무분별한 의원 영입이 신당의 명분인 새정치 이미지를 퇴색하게 하는 소탐대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여전하다.

일단 안 의원측은 영입 문호는 넓게 열어두는 대신 공천 문턱은 높이고 있다.

안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반(反)부패·반(反)이분법·반(反)수구보수) 원칙에 어긋나지 않으면 다 모이되 투명하고 혁신적인 공천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측 관계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호 개방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일단 새정치의 중심을 확고히 하는 게 먼저"라고 말해 공천 기준 강화를 시사했다.

문병호 의원도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당에 참여한다고 공천을 주는 것은 구태정치", "경쟁 당에서 하위 20%로 분류된 분은 받을 수 없는 게 당연하다"고 말해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실었다.

야권 신당의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같은 고민이 숙제로 남아있다.

명분없는 통합은 모두에게 독이 될 수 있지만 각자도생 역시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이 아직 '선(先)독자세력화-후(後)연대' 방침이 확고하지만 언젠가는 야권 신당의 통합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천정배·박주선 의원도 지금은 안 의원과 경쟁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협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권노갑 상임고문과 김한길 전 공동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이 향후 야권 신당 통합을 위한 역할을 어떻게 찾을지도 주목된다.

문병호 의원은 통화에서 "당연히 통합은 해야겠지만 제2의 기성정당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새정치 원칙과 함께 통합을 원활하게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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