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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호남 삼국지, 安·千 협공에 文 수성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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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과 안철수·천정배 의원의 신당이 호남 민심을 두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마치 호남 지역을 두고 3분지계의 다툼이 벌어진 형국이다. 특히 그 동안 관망세를 유지하던 김한길계까지 순차적 탈당 움직임을 보이면서 야권의 텃밭을 차지하기 위해 세력경쟁은 조만간 수도권으로도 확산될 공산이 커졌다.
밀리는 새정치, 몰아치는 신당파
호남 민심의 바로미터인 광주 정계는 28일 권은희(광주 광산을) 의원의 새정치연합 탈당으로 현역의원 수에서 3(새정치) 대 3(안철수)대 2(천정배)의 구도로 재편됐다. 권 의원이 정확히 자신의 행선지를 밝히지 않은 채 이날 탈당계를 냈지만, 천 의원의 신당(국민회의)으로 갈 공산이 크다는 게 야권의 중론이다. 여기에 남은 3명의 새정치연합 의원 중 강기정(북구갑) 의원을 제외한 박혜자(서구갑), 장병완(남구) 의원도 곧 탈당할 가능성이 높아 광주에서 새정치연합의 세력은 크게 약화될 전망이다.
호남 전체로 확대해도 새정치연합이 밀리는 구도는 뚜렷하다. 이미 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 의원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한 상황에서 호남 맹주를 자처하는 박지원(전남 목포) 의원의 탈당 가능성도 높다. 특히 박 의원의 탈당은 물갈이 여론에 시달리는 다수의 호남 의원들 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당 세력들에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세를 타고 있는 안철수 신당과 국민회의는 경쟁적 연대를 통해 각자 세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안철수 신당은 “안 의원이 대권주자이며 정권교체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반 민주당(새정치연합)·문재인 정서를 파고 들어 이탈된 표심을 흡수한다는 복안이다. 국민회의는 이미 탈당한 박주선 의원 및 박준영 전 전남지사 세력과 연대를 거부하고, 뉴DJ론을 중심으로 ‘호남 정치 복원’이라는 명분을 쥐고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 두 세력은 상호 견제와 경쟁을 하지만, 궁극적으로 새정치연합과 대치 전선 형성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당분간 느슨한 연대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거센 반격에 직면한 새정치연합은 신당의 약진을 일시적 현상으로 평가절하하며 회복을 자신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중진 의원은 “호남에서 안철수 바람이 부니 ‘(현역 의원들에게) 왜 탈당 안 하냐’ 압박이 거셌지만, 임내현 의원이 안철수 신당에 막상 합류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하루에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는 게 호남 민심이고, 당에서 파악한 결과 박 의원을 제외하면 호남에서의 탈당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이 결국 전통적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호남에서 승자가 될 것이라는 취지다.
혼돈의 호남 민심, 수도권 확산 가능성
호남 민심이 세 갈래로 나눠지면서 수도권 민심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이날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최재천 의원이 탈당과 함께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수도권에서 동반 탈당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호남과 수도권의 야권 분화에 따른 이해득실은 아직 평가하기 이르다. 다만 전문가들은 각 세력의 공천 혁신 강도를 가늠자로 제시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결국 안철수 신당과 국민회의가 통합해 새정치연합과 양자 구도가 되겠지만, 극과 극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어 총선 직전까지는 3자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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