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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귀한 손님’과 함께 한 문재인의 특별한 점심

입력
2015.12.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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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귀한 손님’들과 특별한 점심 자리를 가졌습니다. 문 대표는 이날 대전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원모(37)씨, 경기 오산의 직장인 박모(41)씨, 대학생 정모(19)씨, 이모(19)씨 등과 스파게티를 함께 먹었습니다. 이들은 새정치연합이 16일부터 국내 정당 사상 처음으로 시작한 온라인ㆍ모바일 당원 가입을 통해 새정치연합에 입당한 신입 당원들입니다. 그 중 원씨는 1만 번째 가입자, 박씨는 3만 번째 가입자이고, 정씨, 이씨는 최연소 가입자입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2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온라인을 통해 신입당원이 된 최연소당원 정모씨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2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온라인을 통해 신입당원이 된 최연소당원 정모씨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각자 온라인 당원 가입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원씨는 “정치에 관심은 있었지만 특정 정당에 가입한다는 것이 주변 시선도 의식되고 방법도 잘 몰라 망설였다”며 “그런데 온라인을 통해 가입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5분 정도면 간편하고 쉽게 할 수 있겠다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대학생 이씨는 “정치 지식이 부족하지만 대학생이고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세대이기 때문에 직접 참여해서 더 좋은 세상 만드는데 보탬이 되고 싶어 가입했다”며 소박하지만 진솔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문 대표는 밝은 표정으로 인사말을 하기 앞서 실무자에게 현재 가입자 수를 물었습니다. 이날 오전까지 6만4,000명을 넘었다는 대답을 듣던 문 대표는 “우리 당 권리 당원 수가 25만 명 정도 됩니다. 그걸 감안하면 대단한 숫자죠. 저는 1만 명까지 며칠 걸릴 줄 알았더니 시작 당일에 끝나버렸더군요. 물론 우리당이 다 이뻐서 입당한 것은 아닐 테고, 들어가서 바꿔 버리자 아니면 좀 제대로 된 야당 만들자 이런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 등으로 당이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요즘 새정치연합에서 온라인 당원 가입은 ‘단비’ 같은 존재입니다. 의원들뿐만 아니라 당직자들까지도 온라인 당원 가입 얘기만 하면 다들 ‘이렇게나 빨리’ ‘이렇게나 많이’ 등의 감탄사와 함께 잠시나마 웃음 짓습니다. 매일 1만명 넘게 가입하는 추세인데, 특히 당내에서는 신규 가입자 중 30대가 가장 많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심지어 온라인으로 가입한 권리당원(매달 1,000원 이상 당비 납부)은 현행 당헌, 당규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내년 총선 공천 과정의 당원 '여론조사'에는 참여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신입 당원이 꾸준히 들어오면서 문 대표를 비롯해 많은 의원들이 ‘각종 이벤트 공약 경쟁’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문 대표가 1만번째 가입자에게 점심을 쏘겠다고 공언한 이후 정청래 최고위원은 2만번째 가입자, 정세균 의원은 2만2,222번째 가입자, 김광진 의원은 2만5,000번째 가입자, 진선미 의원은 3만번째 가입자, 도종환 의원은 3만3,333번째 가입자, 배재정의원은 4만3,434번째 가입자, 최민희 의원은 5만번째 가입자에게 선물과 식사 제공 이벤트를 공약했습니다. 심지어 정청래 최고위원은 온라인 가입자가 10만명이 넘을 때 이번 온라인 당원 가입 이벤트에 활용했던 가수 이애란씨의 ‘백세인생’을 개사한 노래로 뮤직비디오를 찍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정청래 의원실 관계자는 “2만번째 가입자는 대전에서 자영업을 하는 분이라서 서울에 올라오기 힘들어 우리가 짬을 내 내려가서 만나 뵙기로 했다”며 “뮤직비디오는 저작권 문제 때문에 작곡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세균 의원실 관계자는 “경기 안양에 사는 부부당원이신데 의원님이 직접 오늘 중 연락을 해서 주말에 지역구인 종로로 초대해서 식사를 함께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 당원 중 일부에서는 “온라인 가입자만 너무 대접해 주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와 함께 차라리 탈당했다가 온라인으로 재가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나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온라인 당원 가입 열풍에 너무 호들갑스럽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확한 분석은 아니지만 온라인 당원 가입을 시작한 시점이 공교롭게 안철수 의원이 문재인 대표와 각을 세우고 대치하다 탈당한 시점과 맞물리다 보니 문 대표를 비롯해 친노 지지 세력이 대거 결집한 것이라는 해석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비주류 측에서는 “결국 친노, 친문 세력이 모인 것일뿐 새로운 계층이나 연령층으로 확장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연대 차원에서 나오고 있는 통합전당대회가 열릴 경우 신규 가입 당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하게 되면 승부는 보나마나 문 대표에게 유리해 질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굳이 온라인 당원 가입을 강조하면서 당내 비주류나 당 밖의 세력들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문 대표 주변에서는 “자발적으로 가입을 한 당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며 “언제까지 그런 식으로 봐야하는 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습니다.

당이 평온한 시기라면 곧이곧대로 기뻐하고 즐거워할 사안이지만 당의 혼란이 계속되다 보니 무엇 하나 있는 대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것이 새정치연합의 상황인 것 같습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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