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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安 자꾸 부산 오는데, 고마 됐다 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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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대선도 탈당도 뒷걸음질” 싸늘
“문재인 영도 나오면 찍어줄 것 같나”
정당 선호도는 범야권이 9%P 앞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나 탈당한 안철수 의원 모두 부산이 고향이지만 15일 고향 민심은 두 야권 지도자에게 싸늘했다. 야권 분열을 초래한 안 의원과 끝내 안 의원을 잡지 못한 문 대표를 향해 부산 시민들은 “문안이라고? 둘 다 고마 됐다 캐라”는 조소를 보냈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부산을 찾았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또 쇼 하고 있다”며 눈길을 주지 않았다.
안 의원은 탈당 선언 이후 민심을 청취하기 위해 이날 부산을 찾았다. 7일 탈당을 시사한 ‘최후통첩’ 발언 직후 부산을 찾은 데 이어 이달에만 두 번째 행보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광주가 ‘안풍(安風)’의 진원지가 됐던 것처럼, 제2의 정치 세력화를 앞두고 부산에서 또 다른 안풍을 기대하는 차원일 수 있다.
그러나 안 의원의 바람과 달리 부산 시민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부산 전 지역에 생수를 배달하는 김모(37)씨는 “부산이 원하는 정치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지더라도 자신만의 정치를 밀어 붙이는 사람”이라며 “(안 의원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물러난 것도, 이번 탈당도 뒷걸음질일 뿐이지 전진은 아니라는 말들이 많아 부산에서 인심을 얻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부산 영도의 모친 댁에서 하루를 보내고 이날 서울로 올라간 문 대표도 부산에서 점수를 많이 잃고 있었다. 영도 봉래시장에서 23년 째 과일을 팔고 있는 곽모(51)씨는 “지(문 대표)가 다음 선거에서 영도로 나오면 누가 찍어줄 것 같나”라며 “천날만날 싸우기만 하고 지 밑에 장수들도 우야지(어떻게 하지) 못하면서 무슨 대권주자라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부산에서 30여년 째 택시 운전을 하는 박모(62)씨도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둘 다 그릇이 쪼매나다(작다)는 게 손님들의 공통된 반응”이라며 “자꾸 부산 내려오는데 고마 됐다 캐라”고 일갈했다.
두 대권주자를 향한 싸늘한 민심과 함께 박근혜정부를 향한 불만도 감지됐다. 안철수 의원 탈당 직후 나온 중앙일보 여론 조사의 경우, 부산·경남에서 새누리당은 32.9%,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신당은 각각 25.8%, 16%를 기록하며 범 야권의 지지도가 여당을 9%포인트 가량 앞섰다. 부산 북구에서 제조업체를 운영 중인 이모(40)씨도 “지난 부산시장 선거에서 바닥 여론상 오거돈 후보가 이기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판에 (당 조직력에) 밀려 진 게 딱 지금의 부산 사람들 마음”이라며 “야권의 싸움으로 정치에 관심이 멀어진 부산의 중도층들이 움직이면 부산발 정치 지형 변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해 6·4 지방선거에서 야권 성향의 무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가 49.3%의 지지를 얻었지만 2만표 차이로 서병수 현 시장(50.6%)에게 석패한 것이 현 부산의 민심에 가장 가까운 평가라는 얘기다.
부산=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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