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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 승부처 곳곳… 야권 분열에 서울 ‘여소야대’ 구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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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에선 與 17석ㆍ野 31석, 8곳에서 2%P 내 당락 갈려
野 ‘정권심판론’ 프레임에 맞서 與 ‘야당심판론’ 위력 발휘할지 관건
15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20대 총선의 막이 사실상 올랐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에 따른 야권의 분열로 새누리당이 전국적으로 180석 이상의 대승을 거둘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선거가 아직 약 4개월 남았기 때문에 여야 승부를 점치기는 일러 보인다. 다만 예비후보 등록 현황과 각 당의 전망을 토대로 살피면 권역별로 치열한 대결 구도를 예상할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여소야대 판세가 반전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전체 지역구(246석)의 절반이 넘는 127석을 거머쥐었지만 서울은 달랐다. 서울 지역구 48석 중 현재 새누리당은 17석, 새정치민주연합은 31석이다.
19대와 달리 야권 분열 속에 치러지는 총선
지난 총선은 새누리당에겐 악재 속에서 치러진 선거였다. 여권 인사가 연루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에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 비리까지 ‘삼재’가 겹쳤다. 당시 여권에선 “노무현 대통령 시절 ‘탄핵 역풍’ 때보다 더 분위기가 안좋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단독 과반을 달성했다. 그러나 서울은 예외였다. 서울만은 야권연대의 위력이 ‘선거의 여왕’인 박근혜 대통령의 입김을 넘어선 것이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전체적으로 새누리당에 유리한 분위기다. 새정치연합은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분당 위기에 처했고, 야권은 기존의 새정치연합에 이어 신당과 정의당으로 3등분, 4등분될 처지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안철수신당과 새정치연합이 3년 전처럼 또다시 손을 잡는다면 안 의원 입장에서도 두 번 죽는 길이므로 야권연대는 가능성이 낮다”며 “현재와 같은 야권 분열구도 속에서 선거가 치러진다면 서울에서도 새누리당에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지난 총선에서 2%포인트 이내 초박빙 상황에서 승패가 갈린 지역이 전체 지역구 48곳 중 8곳(성동을, 중랑을, 서대문을, 강서을, 노원을, 은평을, 양천갑, 양천을)이었다. 이 중 새정치연합 후보가 당선된 지역이 3곳이다. 내년 총선이 야권 다자 후보 구도로 치러질 경우 일단 이 지역들은 새누리당 후보의 우위가 점쳐진다.
‘야당심판론’ 먹힐까… ‘손학규 변수’도 중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쟁점법안 처리 지연을 두고 야당에 책임을 돌리며 연일 주장하는 ‘야당 심판론’에 서울 유권자들이 호응할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통상의 경우라면 내년 총선은 박 대통령의 임기 중ㆍ후반 실시되는데다 정부에 대한 비판적 민심이 강한 서울은 ‘정권 심판론’이 기본 프레임이 되겠지만 올해는 다르다”며 “야권 분열이라는 거대 변수로 ‘야당 심판론’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 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유독 ‘서울 중진’이 귀한 새누리당에서 험지를 지켜온 현역 의원들의 수성 여부도 주목할 만하다.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의 당선 무효형으로 치러진 2010년 7월 재선거에서 귀환해 19대 총선에서 당선, 5선 고지에 오른 은평을의 이재오 의원, 새누리당 내 유일한 3선 여성 의원인 동작을의 나경원 의원, 지난 총선에서 625표차로 신승한 3선의 정두언 의원 등이다.
그러나 총선까지는 넉 달이나 남았다. 어떤 돌발 변수가 정치권을 강타해 판세가 출렁일지 모르는 일이다. 정치권 안팎에서 거론되는 변수 중 하나는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의 움직임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른바 ‘안철수신당’에 손 전 고문을 비롯해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부겸 전 의원 등 중도지대의 인사들이 합류한다면 강력한 신당이 될 것”이라며 “총선은 물론이고 대선까지 예측 불가능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장석준 인턴기자(명지대 정치외교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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