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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블랙홀’에 출마선언ㆍ기자회견 연기…연기…

입력
2015.12.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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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던 2012년 1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던 2012년 1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불똥이 여권의 총선 예비후보에게도 튀고 있다. 그의 행보가 모든 정치적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되면서 예비후보들도 출마 선언이나 기자회견을 연기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자신들의 행보가 안 의원 탈당 이슈에 가릴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내년 총선에서 서울 서초갑 출마 의사를 밝힌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예비후보 등록일(15일)을 이틀 앞둔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하려던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돌연 연기했다. 조 전 수석은 14일 통화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는데 안 의원이 탈당하는 바람에 (출마 선언이) 완전히 파묻힐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와 연기하게 됐다”며 “기자회견을 어느 타이밍에 하는 게 좋을지 시기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 간사를 지낸 안형환 전 의원도 13일 선거구 획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려다 16일로 미뤘다. 서울 송파갑 출마 예정인 안 전 의원은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정책 제안을 하려고 했는데 안 의원 탈당 선언으로 완전히 가려질 것 같아 연기했다”며 “오는 16일 기자회견 때 내년 총선 출마 선언도 같이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대희 전 대법관 역시 14일 부산시의회에서 열기로 했던 해운대 출마 기자회견을 잠정 연기했다. 일각에선 험지 차출론을 염두에 둔 연기 결정이란 관측도 제기됐으나, 안 전 대법관 측은 “해운대 출마 의지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여권 관계자는 “안 의원 탈당이 어떤 식으로든 출마 회견 연기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 탈당 관련 이슈 취재로 경황 없는 국회 기자실 분위기 때문에 일정을 취소하는 사례도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 측근인 이기재 전 제주도청 서울본부장은 서울 양천갑 출마 기자회견(15일)에 앞서 이날 국회 기자실을 돌며 출마 인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안 의원 탈당 취재 상황을 감안해 취소했다.

한 예비후보는 “안 의원 탈당에 따른 야당 분란으로 여야 간 선거구 획정 논의가 지연되면서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는 ‘내 지역구가 어딘지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공천룰도 없이 깜깜이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 ‘연말까지 선거구 획정이 완료되지 않아 예비후보 자격을 상실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 등의 볼멘소리가 나온다”라고 전했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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