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당정청 "국정교과서" 드라이브 거는 사연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공천 내홍 관심 돌리기 등 세토끼 잡기
새누리 계파 떠나 입맞춘듯 목청
비박계 김무성 중심 결집력 약화에
총선 앞두고 이념싸움 활용 전략도
8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모처럼 일사불란했다. 김무성 대표를 필두로 모든 최고위원들이 ‘역사’로 입을 뗐다. 정부와 청와대가 사실상 방침을 정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보조를 맞추듯 그 필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변한 것이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는 “역사교육의 다양성과 창의성은 오히려 현행 검정체제에서 더욱 위협받고 학생들은 교과서 선택의 자유를 침해당하고 획일적인 역사관을 강요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비슷한 주장이 줄을 이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현행 한국사 검정 교과서는 집필과 검정 기간이 짧아 부실하게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거들었고, 서청원 최고위원은 “특정사상에 경도된 일부 학자가 역사를 사유화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가세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전체가 하나로 될 수 있는 통합의 역사교과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당정청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가 ‘일거삼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최근 새누리당은 김 대표 측과 청와대ㆍ친박계가 내년 총선 공천 룰을 두고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내달렸다. 그런 만큼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전선을 밖으로 끌어내 ‘대야 전투’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내홍에 쏠린 관심을 분산시키는 동시에 당력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 입장에선 김 대표를 중심으로 형성될 수 있는 비박계의 결집력을 흩뜨릴 수 있다. 국회 교문위 관계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친박계와 달리 비박계 내에선 찬반 의견이 갈리는 주제라 쉽사리 공통된 주장을 하기 힘든 사안”이라며 “더구나 청와대가 강하게 밀어붙이니 반대 의사가 있더라도 입을 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좀 더 길게는 ‘총선 전략’의 일환으로도 의미가 있다. 국정교과서 논란은 크게 보면 새누리당이 선거 때마다 활용해 득을 봤던 일종의 이념 싸움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이미 현행 검정 체제를 비판하는 주요 논거로 색깔론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총선을 앞두고 ‘집토끼 몰이’에 나섰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