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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석수 쪼그라드는 영·호남, 같은 당 의원끼리 곳곳 혈투 예고

입력
2015.09.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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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인구하한 미달 지역 5곳… 지역구 통폐합 대상 與 긴장

호남 사라질 위기 지역구 5곳… 野 내부 신경전

농어촌 의원들 "지역 대표성 약화" 오늘 항의성명 집단행동 의지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가 내년 총선에서 적용할 지역 선거구 범위를 제시하면서 여야는 권역별 셈법에 분주해졌다. 획정위가 244~249개로 지역구 범위를 제시했지만 246석 유지와 249석 확대의 2가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46석으로 확정될 경우, 시도별 지역구를 평균 인구수로 재할당하면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은 현행보다 9석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영남과 호남ㆍ제주는 각각 3석, 5석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경북ㆍ부산, 현역 새누리 거물 혈투 불가피

영남지역은 3석이 줄어들 경우에도 여당 거물 의원들끼리 ‘혈투’를 피할 수 없다. 경북에서는 영천(정희수 의원) 상주(김종태 의원) 문경ㆍ예천(이한성 의원) 군위ㆍ의성ㆍ청송(김재원 의원) 영주(장윤석 의원) 등 인구수 하한 미달 지역이 5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아 벌써부터 여당 현역 의원들 간 신경전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선거구 1곳 당 평균 인구 수를 고려하면 이들 5곳 중 3석은 살아 남되, 2석은 통ㆍ폐합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 정가에서는 문경ㆍ예천과 영주, 상주와 군위ㆍ의성ㆍ청송 선거구를 각각 합치고 경산ㆍ청도에서 청도를 분리해 영천과 묶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경우 재선의 이한성ㆍ3선의 장윤석 의원이, 초선의 김종태ㆍ재선의 김재원 의원이 공천을 놓고 격돌이 불가피하다.

부산은 거물급 정치인의 지역구가 모두 인구 하한에 미치지 못해 관심이 높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중ㆍ동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영도구,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의 서구 등 전체 지역구 18곳 중 3곳이 통ㆍ폐합 대상이다. 정치권에서는 중구와 동구를 떼어내 서구와 영도구에 각각 통합하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세 사람이 모두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1명은 공천에서 탈락해야 한다는 얘기다.

전남북 총 5석 감소 가능성…경우의 수 복잡

전ㆍ남북도 사라질 위기에 놓인 지역구가 각각 2곳으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전남의 하한인구 미달 지역은 여수갑(김성곤 의원), 고흥ㆍ보성(김승남 의원), 무안ㆍ신안(이윤석 의원), 장흥ㆍ강진ㆍ영암(황주홍 의원) 4곳으로 모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지역구다. 평균 인구수를 근거로 인접 지역과 조정을 해도 최대 2곳은 통ㆍ폐합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수갑은 인접한 여수을과 경계 조정으로 인구 수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흥ㆍ보성, 무안ㆍ신안, 장흥ㆍ강진ㆍ영암의 세 곳은 섣불리 통ㆍ폐합했다가는 한 지역구에 속한 자치구ㆍ군이 과도해져 손대기가 쉽지 않다.

전북도 조정 대상 지역이 모두 새정치연합의 텃밭이다. 무주ㆍ진안ㆍ장수ㆍ임실(박민수 의원), 남원ㆍ순창(강동원 의원), 고창ㆍ부안(김춘진 의원), 정읍(유성엽 의원)의 4곳 중 2곳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지역에선 인접지역인 김제ㆍ완주에서 완주를 분리해 선거구를 재조정하는 안이 나온다. 무진장에 완주를 합치고, 남원ㆍ순창과 임실을 합하는 시나리오다. 그럴 경우 연쇄 조정이 불가피한데, 김제와 부안을 통합할 가능성이 있다. 같은 당 3선인 최규성ㆍ김춘진 의원이 공천을 두고 맞붙게 된다.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을 상징하는 배지.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을 상징하는 배지. 한국일보 자료사진

농ㆍ어촌 의원들은 집단 행동 예고

강원 역시 인구수 하한 미달 3곳 중 적어도 한곳이 줄게 될 가능성이 높다. 모두 새누리당 초ㆍ재선 의원들이 현역인 홍천ㆍ횡성(황영철 의원), 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제(한기호 의원), 속초ㆍ고성ㆍ양양(정문헌 의원)이 통ㆍ폐합 대상이다. 이들 지역은 인구 수 대비 지역이 광활하기로 유명해 호남 못지 않게 선거구 획정이 까다롭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관계자는 “한때 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제 지역에 홍천을 떼어 합친다는 시나리오가 나왔는데 그럴 경우 면적은 지역구 의원 48명인 서울시의 5.5배인데 의원은 1명이 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통ㆍ폐합 대상 지역이 밀집된 농ㆍ어촌 의원들은 집단 행동을 예고했다. 농ㆍ어촌주권지키기의원모임 간사인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획정위의 결정은 농ㆍ어촌 지역구를 대폭 줄여 결국은 비수도권 지역의 대표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21일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뜻을 함께 하는 다른 지역 의원들과도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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