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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왕 뒷돈' 판사 구속기소…"현금 달라" 먼저 요구

입력
2015.02.05 15:51

사채업자 "판사가 친동생" 주변에 과시

사채업자에게서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수원지법 최민호(43·사법연수원 31기) 판사가 구속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사채업자에게서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수원지법 최민호(43·사법연수원 31기) 판사가 구속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사채업자에게서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 수원지법 최민호(43·사법연수원 31기) 판사가 구속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강해운 부장검사)는 5일 최 판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판사는 '명동 사채왕'으로 불리는 최모(61·구속기소)씨로부터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자신이 연루된 형사사건이 잘 처리되도록 법원·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6,864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채왕 최씨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도박장 개장과 공갈, 마약 등 여러 형사사건에 연루돼 수사와 재판을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최 판사는 친척의 소개로 사채왕 최씨를 알게 됐다. 최씨 측은 2009년 2월께 최 판사에게 재판이 잘 해결되도록 도와달라며 전세자금 명목의 3억원을 무이자로 빌려줬다.

최 판사는 같은 해 9월까지 3억원을 모두 갚았지만 이자는 주지 않았다. 오히려 돈을 갚자마자 현금 1억5천만원을 먼저 요구했고, 자신의 집 부근에서 이 돈을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채왕 최씨는 마약 등 일부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이듬해 3월 최 판사는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병문안을 온 사채왕 최씨로부터 1천만원을 받는 등 여러 차례 더 청탁성 금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2011년 사채 거래 상대에게 자신과 성이 같았던 최 판사를 "청주지법 부장판사로 근무하는 친동생"이라고 언급하며 친분을 과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거래 상대는 최씨가 먼저 이자를 받아 놓고 대여금을 주지 않는다며 국민신문고와 청주지법에 진정했고 최 판사의 이름도 진정서에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이런 진정이 제기된 데 대한 미안한 마음과 향후 진정 사건 등의 원만한 처리 등을 부탁하는 뜻을 담아 2011년 최 판사에게 1억원을 또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최 판사 외에도 사채왕 최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검찰 수사관 2명을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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