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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바티칸 복귀 후에도 세월호 유가족 위해 기도

입력
2014.08.2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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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어머니는 시련에 빠진 이들을 위로하고 지평 열어 주셔"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바티칸으로 돌아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의 어머니는 시련에 있는 이들을 위로하시며 희망의 지평을 열어주신다”면서 한국을 위해 기도했다. 매주 수요일에 있는 신자들과의 일반 알현에서다. 방한 내내 마음을 썼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위한 기도로 여겨진다.

교황은 20일(현지시각) 바티칸 교황청의 바오로 6세홀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 “교회의 어머니는 하느님 백성의 무거운 발걸음을 지탱해 주시고 시련에 있는 이들을 위로하시며 희망의 지평을 열어주신다”며 “주님께서 한국 국민을 축복해 주시고 그들에게 평화와 번영의 선물을 주시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4박5일간의 방한 중 만난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한국 국민을 위한 기도로 받아들여진다.

교황은 방한의 의미를 “기억, 희망, 증언”으로 설명하며, 방한 중 시복 미사 집전으로 깊이 알게 된 한국 천주교 순교자들을 높이 평가했다. 교황은 “과거 순교자들의 기억은 현재에서 새로운 증언이 되고 또 미래의 희망”이라며 “교회는 어른들이 젊은이들에게 선조들로부터 받은 신앙의 불꽃을 전해주는 하나의 가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선교사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1700년대 후반 한국의 젊은이들에 의해 세워졌다”며 “한국 교회는 신앙 위에, 선교의 사명 위에 그리고 평신도들의 순교 위에 세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는 물질이라는 우상과 싸우고 당신의 사랑의 희생을 통해 승리하셨다”며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머문다면 우리 역시 순교자들처럼 그리스도의 승리를 증언하고 그 승리에 참여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황은 자신이 오랜 팬으로 있는 고국 아르헨티나의 프로축구 클럽 산 로렌조 선수들도 만났다. 산 로렌조는 남미 최강팀을 가리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 106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했다. 에드가르드 바우사 감독은 팀의 유니폼 상의를 교황에게 선물했다.

교황은 방한 직후 조카 가족을 잃는 슬픔을 겪었다. 19일 외신들은 아르헨티나 중부 코르도바 고속도로에서 교황의 조카 에마누엘 오라시오 베르골리오와 가족이 탄 승용차가 트럭을 추돌해 조카가 크게 다치고 그의 아내와 2살, 8개월짜리 아들 둘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교황에게 위로와 방한에 대한 감사를 전하는 편지를 주한 교황청대사관을 통해 전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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