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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준비 됐지만…' 세월호 유족 세례식 미뤄져

입력
2014.08.1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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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준비 됐으나, 유족 측과 주한 교황청대사관이 준비 필요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오후 충남 당진 솔뫼성지를 방문해 방명록에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오후 충남 당진 솔뫼성지를 방문해 방명록에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의 세월호 참사 유가족 세례식이 하루 미뤄졌다. 세례식이 거행될 주한 교황청대사관과 유족 측이 준비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해서다.

천주교 교황방한위원회 허영엽 신부는 “전날(15일) 교황청 대변인인 롬바르디 신부가 밝힌대로 교황께서 오늘 아침 세례를 줄 예정이었는데, 가족 측과 대사관 측에서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해 내일(17일) 오전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세례식은 17일 오전 교황이 공식 방한 일정을 시작하기 전 서울 궁정동 주한 교황청대사관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례를 받는 가족은 세월호 참사로 아들 승현군을 잃은 아버지 이호진(56)씨다. 이씨는 전날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교황을 만난 자리에서 “2년 전부터 세례를 받기를 원했으나 아직 받지 못했다”며 교황에게 세례를 정중히 부탁했다. 이씨는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나무 십자가를 지고 38일간 전국을 걷기도 했다.

롬바르디 신부에 따르면, 교황은 처음에는 이례적인 이씨의 부탁에 좀 놀랐으나 수락하고 다음날 바로 세례식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한번 결정하면 머뭇거리지 않고 행동하는 교황의 성품이기도 하다. 교황의 고국인 아르헨티나에서부터 21년째 연을 맺어오고 있는 문한림 아르헨티나 산 마르틴 교구 보좌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굉장히 추진력이 강한 분으로 생각한 것은 빨리 행동에 옮기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교황은 빨리 결정하고 실행하길 원했으나 유족 측과 주한 교황청대사관에서 준비가 필요하다고 해 세례를 늦추게 된 것이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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