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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 600명, 광화문 시복식 참석할 듯

입력
2014.08.1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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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측, 광장에 설치된 농성 천막 상징적으로 남겨 두는 것도 요청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600명이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서울 광화문광장 시복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 측의 요청을 천주교 교황방한위원회가 받아들인 결과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유족 김영오씨의 단식농성은 교황이 방한한 14일로 32일째를 맞았다.

방한위 대변인인 허영엽 신부는 “13일 오후 늦게까지 방한위 사회사목분과 신부들이 유족 측을 만난 결과, 유족 측이 가족 600명을 시복식에 참석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유족들은 가족 당 3명씩 200가족의 참석을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재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농성 천막도 20여동 중 일부나마 상징적으로 남겨둘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신부는 “방한위가 유족의 요청을 접수해 이들이 참석할 수 있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한위는 미리 배정된 시복식 참석자들의 자리 간격을 좁혀 유족들이 참석할 공간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단식농성 천막도 2개동 정도는 남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경호와 보안 점검 때문에 유족들은 일시적으로 광화문광장을 비워야 한다. 허 신부는 “경호문제 때문에 15일 밤 시복식 장소를 완전히 비워 점검을 해야 한다”며 “유족들이 이에 협조해 잠시 농성장을 나갔다가 들어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복식에 앞서 교황이 유족들에게 다가가 이들을 만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시복식을 집전하기 전에 서소문 성지를 참배한 뒤 광화문광장까지 카 퍼레이드를 한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도 예정대로 참석한다. 교황과 유족, 생존 학생의 면담도 변함없이 진행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는 앞서 12일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을 내쫓고 미사를 드릴 수는 없다”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포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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